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기홍 Aug 14. 2017

카페 창업, 이렇게 하면 망한다!

망하는 창업자의 대표적 자세


 커피 한 잔이 간절한 어느 날, 문 밖을 나서기만 해도 쉽게 카페를 찾을 수 있어. 이들 카페 중 절반이 일 년이 채 안 돼 문을 닫고 말지. 그런데도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카페 창업 예정자는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 게다가 이들은 십중팔구 카페를 창업할 준비가 안 되어 있어. 참, 답답할 노릇이지. 안 그래? 

 왜 그들은 카페를 하려는 걸까? 카페 문을 열기만 하면 매출이 쑥쑥 올라 금세 갑부가 되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자본금이 적게 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내게 카페 창업에 대해 문의를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카페를 하려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야.  


 하나, "그냥 카페를 하면 좋을 것 같아"


■ 월급쟁이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은데, 특별한 기술도 자격도 없어요. 그나마 카페가 가장 쉬울 것 같아요. 

■ 명예퇴직을 했는데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 카페는 적든 많든 손님이 들어오면 그게 바로 수입이 되잖아요. 

■ 우선은 돈이나 벌자는 생각이에요. 

■ 카페 사장은 왠지 멋있어 보이거든요. 폼 나잖아요. 

■ 더 이상 월급쟁이는 하고 싶지 않아요. 이제는 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 커피를 좋아하거든요. 내가 카페 주인이면 마음껏 커피를 즐길 수 있잖아요. 게다가 남의 눈치 안 보고 내 생활도 마음껏 할 수 있고 말이죠. 


이들은 카페와 관련하여 명확한 창업 의지가 있거나 탄탄하게 창업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하려는 게 아니야. 단지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카페를 선택한 경우가 많다는 거야. 이런 유혀의 사람들이 카페 컨설팅을 의뢰해 오면 나는 진심을 다해 그 일이 맞지 않으니 하지 말라고 말려. 

 혹 그대도 이런 유형이라면 일찌감치 마음을 고쳐 먹기를 바라. 


 둘, "커피가 너~무 좋아"


■ 커피를 엄청 좋아해요. 특히 직접 내려 마시는 걸 즐기죠. 

■ 나만의 개성이 담긴 커피를 만들고 싶어요. 다른 사람에게도 그 맛을 보여주고 싶어요. 

■ 진즉에 커피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니까요. 매니저 일도 해봤고, 아르바이트도 해봐서 문제없어요. 


 취미로 시작한 것이 인생 목표가 된 유형이야. 이들은 카페 창업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 그러나 커피의 맛에 너무 신경 쓰는 탓에 다른 부분을 소홀히 하다가 실패할 수가 있어. 한마디로 제품을 잘 만드는 기술자라고 다 장사를 잘 하리란 법은 없는 거야. 

 제품을 잘 만드는 것과 마케팅이나 운영을 잘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야. 커피 맛은 끝내주는데 장사는 영 젬병인 경우가 꽤 있지. 혹시 본인이 이런 유형이라면 커피 교육업이나 커피 관련 수입업체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좋을 거야. 


 셋, "어느 세월에 돈 벌어?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해야지!"


■ 회사 근처에 가족 명의로 카페를 열어 회사 사람들을 손님으로 끌어들이면 돼요. 

■ 종교 관련 단체에서 카페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종료가 있는 제가 하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아요. 주인이 종교가 있으면 근처 손님들이 좋아할 거예요. 

■ 회사에서 복리 후생시설 차원으로 카페를 연대요. 같은 회사 직원인 제가 하면 잘될 것 같아요. 

■ 급여만으로는 먹고사는 게 힘들어요. 노후를 대비하려면 또 다른 수익이 있어야 해요. 그런 면에서 카페가 좋은 것 같아요. 

■ 제 일과 관련해서 사무실 겸 안테나숍으로 활용하고 돈도 벌고 카페가 적격이죠. 


그나마 가장 실패할 확률이 낮은 유형이야. 회사나 종교 시설과 관련이 있다면 매출 면에서 크게 문제 될 것이 없고, 매출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일을 겸하기 때문에 금전적 위험을 분산시킬 수도 있어. 


 투잡으로 카페 뛰어들기


 나도 투잡(two-job)으로 카페를 시작했어. 잡지 마케팅 팀에서 근무할 때 친분을 쌓은 기자들이 홍보 기사를 써주고 가끔 연예인 인터뷰를 내 카페에서 한 덕분에 홍보에 큰 도움이 됐지. 간혹 매출 부진에 시달릴 때면 회사의 급여로 경제적인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었어. 카페의 매출이 좋을 때는 회사 급여가 마치 보너스 같았다니까. 

 그래서 나는 창업을 하려는 이들에게 가급적이면 투잡으로 시작할 것을 권하지.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잖아. 이렇듯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위험을 분산하는 거야. 이후에 카페가 잘 되면 그때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카페에만 집중해도 늦지 않으니까 말이야. 


 카페에 성공 기운 넣으려면


그대는 어느 유형에 속하는 것 같아? 이젠 왜 그대가 성공하고 실패하는지 그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거야. 만일 그대의 카페가 점점 실패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면, 어떻게 해야 다시 성공의 기운으로 몰아갈 수 있을까?


■ 커피에 대한 열정 - 호기롭게 시작한 카페 일에 지친다면 아마도 이것이 사라지고 있을 거야. 

■ 커피 외의 음료와 디저트에 대한 탐구심 - 카페의 발전을 위한다면 반드시 명심할 것. 

■ 운영에 대한 지식과 경험 - 두말하면 잔소리. 

■ 인적 네트워크 - 인맥이 좋으면 무슨 일이든 성공할 수 있어. 

■ 좋은 직원 - 함께할 수 있는 직원을 둔 사람은 분명 성공할 수 있어. 

■ 적정한 자본 - 너무 많아도 적어도 문제. 


대략적으로 이런 것들을 갖추면 카페 문을 연 지 일 년도 안 돼 정리해야 하는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을 거야. 카페를 시작하려는 그대의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위의 조건은 모두 갖추길 바라. 

 이 가운데 한 두 가지 빼먹는다고 해서 실패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분명 필요한 것들이니까 말이야. 



 손님이 가고 싶어 하는 카페의 조건


 이번에는 입장을 바꿔서 손님이 바라는 카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지. 


■ 커피의 맛이 대단히 훌륭하지 않아도 장사가 잘 되는 곳이 많아요. 그래도 본질적으로는 커피의 맛이 좋아야죠. 

■ 꼭 커피만 마셔야 하나요?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끔 커피 말고도 상큼한 과일주스나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허브차가 끌릴 때도 있잖아요. 

■ 가끔 간단하게 요기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분위기 있는 차 한 잔과 살짝 허기를 면할 수 있는 사이드 메뉴가 있다면 금상첨화죠. 

■ 요즘엔 음료 값이 밥 값 못지않아요. 음료만 마실 거면 굳이 뭐하러 카페를 가겠어요. 테이크 아웃을 하거나 사무실에서 믹스 커피를 마시고 말지. 

■ 카페의 분위기도 중요해요. 나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한 거죠. 저절로 인테리어가 잘 된 카페를 찾게 돼요. 

■ 서비스도 좋아야 해요. 공짜로 마시는 것도 아니고, 친절한 서비스에 기분 좋게 음료를 마시고 오면 도리어 돈을 번 것 같다니까요. 

■ 가격이 비싸면 부담스러워요. 아무리 카페 분위기가 좋아도 고작 한두 시간 머무는 건데, 사실 재료비가 그렇게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렇다고 가격이 터무니없이 저렴하면 좋지 않은 재료를 쓴 건가 싶어서 찜찜해요. 

■ 인상이 좋은 주인이나 직원이 친절하게 대하면 왠지 귀한 손님으로 대접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내가 원하는 대로 세세하게 주문할 수도 있죠. 


 손님 입장에서는 자기가 지불한 금액만큼의 가치를 원해. 만일 위의 조건 중 한두 가지를 빠뜨린다면 몇 번은 당신의 매장을 찾겠지만, 지속적으로 들르는 단골이 되거나 지인들에게 소개하지는 않을 거야. 

 그대의 카페가 항상 손님들로 북적이고 많은 단골을 확보해 그들이 알아서 입소문을 내는, 소위 '잘 나가는 카페'가 되려면 지금까지 살펴본 조건들을 모두 충족해야 해. 그리고 이런 요소들을 갖추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철저히 계산해서 하나 둘 실행해 나가라고. 

 '대충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이야.  



작가의 이전글 가족 같은 직원이란 말은 잊어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