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감정이 확신이 들기 전까지 왜 움직이지 못할까

by 윤담

‘나를 좋아하는 게 확실하면, 그때 표현하자’

‘상대가 먼저 다가오면, 그때 마음을 꺼내자’

그렇게 나는 매번

내 마음보다 타이밍을 먼저 계산했고,

상대를 떠봤다.

두려웠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먼저 다가가고 싶다가도,

머릿속에서는 온갖 부정적인 시뮬레이션이 돌기 시작한다.

‘혹시 나만 좋아하고 있는 거 아니야?’

‘말했다가 어색해지면?’

‘거절당하면 상처 받을 것 같은데’

이 생각은 꼬리를 물어

결국, 마음은 멈춘다.

확신이 들기 전까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하기 싫은 것은 아니다.


상대가 다가오길 기다리고,

표현해주길 기다리고,

확실하게 내 마음이 안전해질 때까지 숨어 지켜본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침착해 보여도,

속에서는 온갖 감정이 요동치고 날 괴롭힌다.

하지만 그 감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애써 무심한 척하고, 거리 두는 척한다.

이런 수동적인 태도는

나를 지키기 위한 본능이었다.


애착 회피는,

사랑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사랑에 다가갈 수 없을 만큼

‘거절’이 두려운 상태다.

‘거절당하지 않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 것’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회피적이면서 동시에

내가 선택한 가장 안전하고, 편한 방식이었다.

나는 항상 내 마음의 안정을 사랑보다 먼저 생각했다.

관계가 시작되기도 전에,

마음보다 ‘리스크’를 먼저 계산했다.


그래서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늘 한 발 늦게 움직이고,

결국은 타이밍을 놓쳤다.


그렇게 진지한 관계는 시작되지 않았고,

내 감정은 마음속에서만 맴돌다 끝났다.


나도 알고 있다.

사랑은 기다린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확신이 온다고 해서,

그때가 가장 좋은 타이밍인 것도 아니라는 것을.


사랑은 결국

확신이 아니라 용기에서 시작되는 감정이다.


- 마음이 아무리 커도

용기가 없으면 전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용기는,

확신보다 먼저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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