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많은 사람은 사랑도 조심스럽다

by 윤담

“이 말, 해도 될까?”

“혹시 너무 무거운 말인가?”

“부담스러우려나?”

그렇게 내 마음, 내 입은 자꾸 멈춘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내 마음 속은 복잡해진다.

내면에 말이 많아진다.

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말도,

이젠 너무 조심스럽다.


‘지금 연락하면 집착처럼 보이려나?’

‘이 감정 표현을 했는데 부담스러워 하면 어떡하지?

‘나만 이렇게 좋아하는 건 아닐까?’


스스로 끝도 없이 생각하고, 시뮬레이션 돌리며

그 생각 속에서 내 마음과 감정을 검열한다.

배려라는 이름으로,

사실은 내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나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무리하지 않는 사람,

상대의 입장을 잘 헤아리는 사람,

배려하는 사람.

나보다 상대에 초점을 맞춘 탓인지

내 말과 행동에 자꾸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게 관계를 더 좋게 만들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상대와의 거리는 멀어졌다.

나는 아무 문제를 만들지 않았는데,

상대는 내 마음을 알지 못했고,

어느 순간 서로가 서로를 어려워한다.

이렇게 또 어긋나고 말았다.


사실 나도 알고 있다.

이건 배려가 아니라 두려움이라는걸.

거절당할까 봐,

벅차다고 느껴질까 봐,

아예 말하지 않는 쪽을 택하는 것.


‘나를 좋아하게 만든 뒤 말하자.’

‘확신이 생기면 표현하자’

미루고 미룬다.

그렇게 미루다 보면

내 마음은 끝내 닿지 못하고 사라진다.


걱정이 많은 사람은

사랑도 조심스럽다.

감정을 꺼내기 전에 먼저 생각하고,

생각이 많아질수록 마음은 점점 멀어진다.

결국 마음을 보여주는 데 가장 필요한

‘타이밍’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마음은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했다.

표현하지 못해서

사랑도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다.


- 마음은 항상 준비돼 있었지만,

말이 따라주지 않았던 그때,

나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내 감정을 가장 먼저 포기하고 있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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