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가까워지면 좋아 미치는데, 내 마음은 더 복잡해진다.
좋아하는 만큼 불안해지고,
불안해질수록 관계에 거리를 둔다.
사람이 다가오면 기뻐야 할 텐데,
나는 오히려 조심스러워진다.
처음에는 설레고 따뜻했던 감정이
어느 순간부터 무겁고 부담스러운 긴장으로 바뀌고,
상대를 의심하게 된다.
‘이 관계가 깨지면 어떡하지?’
‘나만 일방적으로 좋아하게 되면 어떡하지?’
‘내가 왜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
나는 감정을 눌러두려 애쓰고 또 애쓴다.
다정해지려다 말고,
문득 거리감을 두고,
상대의 호의를 의심하고,
상처받기 전에 먼저 미리 한 걸음 물러선다.
그러면서도 멀어지면 아쉬워진다.
상대가 멀어지면 마음이 흔들리고,
결국은 놓쳐버리거나 붙잡고 싶은 양가감정이 든다.
난 안정적인 관계를 원했는데
행동은 자꾸 그 반대로 움직여 관계를 망친다.
이런 모순적인 행동을 반복하면서도,
나는 늘 내 감정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왜 이렇게 반응하게 될까
왜 사랑 앞에서 자꾸 불편해질까
그건 어쩌면 애착의 본능 때문이었다.
어릴 적부터 관계 속에서 느꼈던 불안이나 상처,
안정감의 결핍은 성인이 된 뒤에도 그대로 남아
지금의 관계를 반복한다.
특히 불안형 애착을 가진 사람은
상대에게 더 많이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지만,
사랑받지 못할까 늘 긴장한다.
그래서 상대의 감정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거절을 두려워하며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한다.
반면 회피형 애착은
누군가와 깊이 엮이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피한다.
스스로를 잘 돌보는 척하지만,
사실은 감정을 표현하고 나누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감정을 눌러버리거나,
상대가 다가오면 도망치듯 거리를 둔다.
나는 불안과 회피, 그 사이 어딘가에서
늘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면서도
정작 마음은 더 멀어지고 있다.
그게 나를 보호하는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가까워지면 내가 아플 수 있으니
애초에 너무 가까워지지 않는 것.
감정을 들키기 전에, 먼저 숨겨버리는 것.
상대는 차갑다고 느낄지 몰라도,
사실 이건 사랑이 아니라,
상처가 무서운 나의 얼굴이었다.
- 사랑이 어려운 사람들은 종종,
마음을 숨기는 데 익숙하고,
거리를 두는 게 편하다.
하지만 그 거리감이 사랑을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사랑을 멀어지게 만든다는 걸
알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