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싸울까?
뉴스를 보던 아버지가 화를 내기 시작했다. 솔직히 나는 뉴스를 잘 보지 않아서 어지럽게 돌아가는 세상일은 지인과의 대화를 통해서만 알고 있다. (어느 날 뉴스를 보는데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유튜브에서 뉴스 채널을 다 '추천 안 함'으로 바꾸었지요 ㅜ)
난리난 상황을 전해 듣기만 하는데도 저절로 한숨이 흘러나온다.
농담으로 "우리나라가 곰과 호랑이의 경쟁으로 시작된 나라라서 그런가(아무 의미 없는 농담입니다). 그래서 매번 양쪽으로 나뉘어서 싸우나?"라고 말하다가,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다.
감히 헤아릴 수도 없는 먼 옛날, 호랑이를 사랑하는 소년 호아와 곰을 사랑하는 소년 웅아가 살고 있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함께 자란 두 소년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였다.
비록, 서로 다른 동물을 숭배했지만, 그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그들은 서로의 자식이 태어나면 짝지어주고 진짜 가족이 되기로 약속했다. 세월이 흘러 호아의 큰 딸과, 웅아의 큰 아들이 결혼을 했고, 가족으로 묶인 그들은 서로를 향해 변치 않을 우정과 사랑을 보여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호아,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바로 윗 바위 산 근처에 새로운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잖아. 근데 그들이 이상한 행동을 해."
"이상한 행동?"
"응. 옷 입은 것도 특이한 사람들이라서 상종하지 않았는데, 행동도 특이해."
"어떤 행동을 하는데."
"땅에다 뭔가를 숨겨."
"숨긴다고?"
"응. 무슨 씨를 땅에 숨겨. 그리고 물을 잔뜩 주더라고."
호아의 말을 들은 웅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럴까?"
웅아의 고민에 호탕하게 웃은 호아가 "에이, 뭘 그런 걸 신경 써. 그냥 잊어. 이상한 사람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건가 보지. 잊자고 잊어."라며, 넘어갔다. 하지만, 웅아는 무시할 수 없었다. 이곳에 처음 나타날 때부터 범상치 않았던 사람들이었다. 함부로 무시하기에는 걸리는 게 많았다. 웅아는 계속 관찰하기로 했다.
세월이 흘러,
"내가 먼저 발견했어."
"하지만, 넌 무시했지. 오랫동안 관찰해서 내가 알아낸 거야. 그러니 그들의 기술은 내가 받아야 해."
"무슨 소리야. 내가 아니었으면 너는 관찰할 생각도 못했겠지. 그러니 내가 받아야 해."
사냥을 하지 않아도 식량을 얻을 수 있다니! 호아와 웅아는 새로운 사람들의 신 기술에 전율했다. 거기다 그들은 그 기술을 알려준다고 했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었으니, 족장의 아들과 결혼한 딸의 집안에만 기술을 알려준다는 것이었다.
호아와 웅아는 크게 다투었고, 이를 보다 못한 새로운 사람들의 족장인 환은 제안을 하나 했다. "우리와 가족이 될 아이는 인내심이 뛰어난 아이여야 합니다. 곡식을 얻으려면 인내는 필수니까요.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결국, 웅아의 딸이 환의 아들과 결혼을 하였고, 신 기술은 웅아의 가족에게 전해졌다. 그 현실을 참을 수 없었던 호아네 가족들은 사사건건 웅아네 가족들과 부딪혔고,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이미 가족이 되었던 웅아와 호아의 자식들이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