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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 Jan 01. 2023

[영국 일기] 책속으로 3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영국을 사랑한 시간


영국 일상과 여행으로의 초대

뒤죽박죽 제멋대로인 날씨와 낯선 언어에 적응하며 영국에서 워킹홀리데이 2년을 보냈다. 귀국을 앞두고 영국에서 보낸 4개월간의 특별한 일상과 여행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국 가정에서 홈스테이하며 영국 사람들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일상을 함께 했다. 이웃과 함께 정원에서 바비큐 파티, 영국 여왕 70주년 기념 가든파티를 하거나 웨일즈의 학교에서 영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영국에서 보내는 하루하루는 영국인들의 독특한 생활 방식과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영국 문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또한 영어에 적응하며 천천히 한국어 선생님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영국의 일상에서 탈출(?)해서 이탈리아 로마로 떠난 여행에서는 색다른 문화,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뜨거운 여름을 맛보았다. 귀국 바로 전에는 영국에 온 한국 가족과 함께 제대로 엑기스만 뽑은 영국 여행을 즐기며 영국에서의 2년을 잘 마무리했다.



저자의 영국 일상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평범한 이야기이기에 더 재미있고 공감이 간다. 일상의 빛나는 작은 조각들이 모여 우리의 인생이 이루어지듯 영국에서의 작고 소소한 일상은 인생의 한 부분을 환하게 밝혀주었다.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영국을 사랑한 시간, 영국에서의 빛나는 일상 이야기는 우리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한다. 영국과 이탈리아 로마 여행기를 읽으며 유럽 여행의 설렘도 가득 느낄 수 있다. 흥미진진한 영국 이야기 속으로의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 유럽에 사는 사람은 참 좋겠다. 부럽다. 비행깃값 20만 원이면 영국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를 자유롭게 갈 수 있다. 기차로도 물론 갈 수 있다. 그의 낙관적이고 태평한 태도가 이해는 간다. 나는 한국으로 귀국하면 다시 돌아오기 힘든 곳이지만, 그에게는 어릴 적부터 여행해 온 앞마당 같은 곳이 유럽이니 특별할 것도 없다는 태도다. 어린아이 때부터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여행을 휴가철마다 다녀온 그에게도 로마는 처음이라 조금 설렐 법도 한데 말이다. _본문 168쪽

* 함께 여행 온 영국 태생 알렉스는 “나는 이런 더위에 맞게 태어나지 않았어 (I'm not built for this weather).”라며 거의 울먹거렸다. 나 역시 한국에서는 여름마다 느껴온 더위이건만, 영국에서 지낸 2년간 선선한 여름에 길든 탓인지, 진짜 더위를 맛보자 정신을 잃을 듯 괴로웠다. 영국의 여름은 30도가 넘는 더위가 거의 없고, 한여름에도 20도거나 그 이하일 때가 많다. 영국을 떠날 때만 해도 17도였던 온도가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28도로 올라가니 따뜻함에 순간 기분이 좋았다가 이어지는 더위에 숨이 막힐 듯 답답하고 힘들었다. _본문 186쪽

* 이곳에서 로마 제국의 무수한 번영의 역사가 흘렀다가 몰락하기까지의 시간을 한 번쯤 마음 깊이 곱씹어 보아도 좋았으련마는, 연약한 두 관광객은 그늘 속에서 음료수 자판기를 발견한 것이 가장 기뻤다. 물 한 병씩을 구매해 벌컥벌컥 들이마시고 수분을 보충한 후에야 행복한 마음으로 “이제 나갈까?” “그래, 여기가 어떤 곳인지 대충은 알겠어 (We got the idea).” 이런 단순한 대화를 나누고 유적지를 빠져나갔다. _본문 198쪽

* 자리를 잡고 있는데 드디어 교황이 모습을 보이셨다! 교황이 등장했을 때 우리가 있는 곳에서는 마치 흰 점이 움직이는 정도로만 보여 약간 실망하기도 했다. 미사가 시작된 순간 여러 언어로 낭독과 찬양이 이어졌다. 해는 여전히 강렬하게 광장을 비추고 있었다. 여섯 시 삼십 분이 조금 넘었을 때 교황이 드디어 연설을 시작했다. 아마도 이탈리아어였을 테니 이해가 가는 구절은 하나도 없었지만, 교황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실감 나기 시작해 조금 들뜨는 마음이었다. _본문 211쪽

* 이탈리아 학생에게 로마에서의 친절한 사람들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이탈리아 사람들은 정말 정말 착하고 친절하네요! 저는 영국에 있어서 전혀 몰랐어요.”라고 말하니 학생이 알려주기를 “이건 유명한 이야기인데, 유럽에서는 북쪽으로 갈수록 사람들이 정이 없고 차가운 편이고 남쪽으로 갈수록 친절하고 따뜻해요.”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도 마찬가지로 북쪽보다 남쪽이 조금 더 친절한 사람들이 많아요.” 하고 덧붙이기에 더 놀라웠다. _본문 225쪽

* 로마에 대한 두 번째 인상은 “사람들이 너무 친절했어요”였다. 로마 사람들은 대부분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인사를 해주고, 갑작스레 물어보는 질문에도 선한 어투로 명쾌한 답을 주었다. 로마에서 느낀 따뜻함은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스러웠다. 모르는 사람들이 눈만 마주쳐도 “본죠르노(좋은 아침)”하고 인사해주니 이런 경험은 런던에서는 하기 힘들다. 런던 사람들은 대체로 무뚝뚝하다. _본문 242쪽

* 여름을 싫어했던 내가 영국에 와서 여름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자연과 가까이 사는 사람일수록 겨울보다 봄을, 봄보다 여름을 좋아할 것이다. 푸른 하늘과 녹색 나무를 곁에 두고 자연의 변화를 느끼며 살고 싶다. 여름의 더위로 깨어나는 꽃을 고맙게 여기고 나무가 자라나도록 내려주는 빗물을 사랑스럽게 여기고 싶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푸른빛 수국이 피어나는 여름이다. 비가 많이 내려 온 마을이 싱그럽게 물들었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따뜻한 햇빛에 놀라는 여름이다. 우리는 여름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_본문 246쪽

* 영국을 여행하겠다는 친구에게 공원 투어를 추천하면 ‘굳이? 한국에도 공원은 있는데’하고 반문한다. 런던에서 경험하는 공원은 한국의 공원과는 좀 다르다. 한국의 공원은 아름답지만 잘 설계된 산책로 같다. 영국의 공원은 푸른 잔디를 밟고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친구와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길 수도 있다. 숲처럼 넓게 펼쳐진 푸른 자연에 파묻혀 현실의 시름도 잠시 잊을 수 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영국 공원에서의 하루는 진정한 휴식과 힐링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_본문 285쪽

* 카디프 시내의 하이 스트리트 아케이드에 있는 바커스 티룸에 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찻집에서 엄마 아빠와 동생, 그리고 알렉스도 함께 차를 마시고 디저트를 즐기는 일은 꿈처럼 행복했다. 그 전에 일식집에서 라면과 치킨가스 도시락을 먹은 탓에 배부른 사람들은 디저트를 많이 먹지 못했지만, 모든 경험이 뜻깊었다. 영국에 와서 카디프 시내를 2년간 거의 매일 돌아다녔다. 고향과도 같은 곳에 엄마, 아빠와 동생이 함께 있으니 신기했다. 애프터눈티 세트에는 스콘 두 개와 샌드위치, 케이크와 마카롱 등이 있었다. _본문 296쪽

* 막상 도착해 보니 시계보다 정상에서 보이는 경치가 더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다. 공원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져서 다리가 아프다고 투덜거렸지만 막상 도착하니 눈에 들어오는 넓은 하늘과 눈부신 강, 그리고 런던 도시 전경이 무척 아름다웠다.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멋진 전망이었다. 해 지는 하늘 아래 금빛 노을이 템즈강 위로 비쳤다. 그리니치 공원을 추천해준 건 알렉스의 부모님이었다. 감사의 마음은 나중에야 전할 수 있었다. _본문 3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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