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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결 Jan 13. 2024

6천 원의 행복

소소한 행복

나는 오늘도 고민을 한다. 

오늘은 뭘 먹지?

특히 저녁 식사 메뉴는 매일 고민을 하는 것 같다. 똑같은 반찬을 내놓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밥상에서 찌개나 국은 거의 빠트리지 않고 준비하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집은 반찬만으로 먹지 않고 찌개나 국이 있어야 먹는 것 같다. 특히 나는 국이 있어야 밥 먹기가 편하다.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인가?


요즘은 굴 철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장에 가면 굴이 많이 나와 있다.

오늘은 굴을 사서 반찬을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들도 굴을 좋아하니, 굴을 사서 먹기로 하였다. 시장에 가서 굴을 찬찬히 보았다. 한 근에 6천 원이란다.

몇 달 전보다 굴값이 내려간 것 같다. 왠지 기분이 좋다. 굴 1근을 사서 집으로 왔다.


우선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 굴을 조금 남겨 두었다.

그리고 굴 국을 끓이고, 굴전을 부치기로 하였다.



굴국은 깔끔하고 맑은 국물로 시원한 맛이 제격이다.

무와 배추를 넣고 마늘 약간 넣고, 끊이다가 굴을 넣고, 파를 마지막에 넣는다.

간은 새우젓으로 하고 소금 약간 넣었다. 맛을 보니 정말 깔끔하고 시원한 맛 그 자체이다.


남은 굴로 전을 부쳤다. 굴에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하고 밀가루 묻히고, 계란으로 옷을 입여서 기름 두르고 전을 부쳤다. 전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굴전이다. 




밥상을 차려보니 굴국, 굴전, 굴회 굴 잔치 밥상이 차려졌다. 6천 원으로 푸짐한 한상을 차리고 보니, 왠지 뿌듯하다. 큰돈 들이지 않아도 푸짐하고 맛있는 밥상을 차릴 수 있는 것에 기분이 좋아진다.

남편이 굴 국 한 모금 먹고 말한다. 

"아~시원하다. 나는 이런 깔끔한 국물이 좋아"

그리고 밥을 다 먹고 한 마디 한다.

" 아~ 맛있게 잘 먹었다."


잘 먹었다고 말해주는 남편이 고맙다.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고 대단하지 않은 상차림에도 맛있게 잘 먹었다.라는 말을 자주 표현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고마운 생각과 함께 기분도 좋아진다.


행복은 우리의 소소한 일상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에 감사하다.


6천 원으로 푸짐한 밥상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선물 받은 하루이다.

나는 내일도 기대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일은 나에게 어떠한 하루가 펼쳐질지....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것 같지만, 내일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오늘 잘 살았음에 감사하며,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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