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眞心)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

말을 건네고, 말을 받는다. 마음을 건네고, 마음을 받는다.

내 진심이, 내 의도가 온전히 말에 묻어났으면 좋으련만. 같은 세상에 살아도 누구의 눈에 비치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지듯이, 말도, 마음도 주고받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형태와 의미가 달라진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쌓였는지, 그 시간 속에 어떤 내용들이 차 있을지, 그것들을 통해 한 사람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나는 모른다. 그저 애를 쓸 뿐이다. 내 진심이 전해졌으면, 상대방이 건넨 말의 의도를 알아챌 수 있었으면 하면서.

삶이란 참 아이러니하다. 진심을 전할 때도 그렇다. 내가 건네는 말에 마음을 온전히 실어 보내기 위해 연습하고 머릿속으로 나름의 각본도 써 보지만, 그 일에 진심이 될수록 긴장감은 늘고, 완벽함으로부터 멀어진다. 그 어리숙함이 어떻게 전해졌을까. 흙 속의 진주처럼, 어리숙함 속에서도 진심이 빛났을까. 아니면 그저 바보 같아 보였을까. 내가 건넨 마음이 곡해되지는 않았을까. 지금 상대방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삶이란 참 어렵다. 삶이란 건 무수히 많은 관계로, 사람 사이의 관계는 여러 말과 행동으로 얽혀 있다. 어떠한 말을 하고,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할지 선택하는 매 순간이 고민인데, 사람 사이의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일은 얼마나 어려우며, 삶을 살아가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가끔은 너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다. 너는 무슨 생각을 할까.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모르겠다. 문이 열렸으면 하고 똑똑 두드리듯이, 말을 건네며 너의 마음을 하염없이 두드릴 뿐이다.

얽히고설킨 머릿속에서, 얽히고설킨 너와 나의 관계 속에서 정답을 찾으려다 자빠진다. 허우적댄다. 길을 잃는다. 떨어진다. 가라앉는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두려워하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걸 이제는 알기에, 그것들을 마주하기로 한다.

말을 건네다 보면, 마음이 전해지겠지. 말을 건네기 전에 사유하는 습관이 생기면, 진심이 말에 더 잘 묻어나겠지. 진심을 전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너와 나의 마음에서 겹쳐지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없으랴.

사탕을 입 안에서 이리저리 굴려대다 보면 단물이 입 안에 조금씩 스미듯, 내가 건넨 말이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굴려지다 보면 그 속에 담긴 마음이 상대방의 마음에 조금은 스미지 않을까. 그렇게 굳게 믿으며, 말을 건네고, 말을 받는다. 마음을 건네고, 마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