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설레고 기분 좋은 일이다. 매일 똑같은 하루와 일상에서 떨어져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혼자 가는 여행도, 누군가와 떠나는 여행 모두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느낌을 안겨준다. 나는 성인이 되고부터 혼자 해외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간섭 없이, 동행자와의 눈치 없이 '나'혼자만의 세상을 자유롭게 누빈다는 그 맛이 참 좋았다.
하지만 2018년 1월 겨울, 나는 이모와 사촌동생, 그리고 남동생과 함께 일본 오사카로 떠났다.
그 겨울, 한국은 매서운 추위가 우리들을 감싸고 있었고 한파를 피해 따뜻한 남쪽인 오사카로 떠난다는 것에 조금은 들떠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사카에 도착을 한 건지, 서울로 다시 귀국을 한 건지도 무색하게 오사카에는 몇십 년 만의 한파가 찾아온 것이었다.
공항을 나서며 입고 있던 롱 패딩과 모자를 한껏 뒤집어쓰고 밤늦게 호스텔에 도착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 우리는 근교인 교토로 가기 위해 기차에 올랐다.
오사카의 교통은 참 많이 복잡하다. 그리고 비싸다.
우리나라처럼 잘 되어 있는 환승이라는 시스템도 없다. 그래서 외국 관광객들을 위한 교통패스를 (2,3일권)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나 보다.
기차를 타면 습관처럼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다.
달그락거리는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낯선 풍경들이 우리를 매료시킨다.
일본 편의점에서는 퀄리티가 꽤 괜찮은 빵들을 쉽게 사서 먹을 수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팬케이크.
안에 달달한 꿀과 크림의 조합이 꽤 나쁘지 않았다.
나는 빵의 기준점을 둘 때 얼마만큼 빵의 촉감이 부드럽냐를 따지는 편이다.
교토에서 1박을 지냈던 숙소. 관광지와 가깝지는 않았지만 근처에 버스정류장이 있어서 나쁘지는 않았다.주인아저씨가 참 다정하고 좋았던 기억이 난다.
일본 전통식 느낌이 났던 방, 1박에 4명에서 13만 원 정도에 예약을 했다. 다다미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잘 때는 두꺼운 이불을 깔아서 푹신푹신함을 느낄 수 있었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구분되어 있는데 샤워실은 1층에, 화장실은 방 옆에 있어서 특별하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사실 더 오래 묵고 싶었던 숙소 중 하나였다.
교토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그런 숙소랄까.
숙소 앞에서 보면 게스트하우스보다는 일본 가정집 같다. 숙소에서 버스정류장까지는 1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이 숙소의 유일한 단점이 아닐까 싶다.
버스정류장으로 가던 중에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근처에 있는 라멘 가게로 들어갔다.
일본에서 먹는 라멘은 최소 800엔부터는 시작하는 것 같다. (아... 정말 내가 먹은 라면 중 제일 맛없었다.)
교토를 여행하려면 버스 1일권을 사서 다니는 것이 유용하다. 가격은 600엔. 인상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네.
가장 먼저 간 곳은 교토의 사찰. 금각사
일본어로 킨카쿠지라고도 부른다.
성인은 400엔, 7살부터 15살까지는 300엔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금각사는 1층은 후지와라기, 2층은 가마쿠라기, 3층은 중국 당나라 양식으로 각 시대의 양식을 독창적으로 절충했다고 한다. 1층은 침전과 거실로 쓰이고, 2층에는 관세음보살을 모셔두었으며, 3층은 선종 불전이다. 이 가운데 2층과 3층은 옻칠을 한 위에 금박을 입혔다.
1950년 한 사미승에 의하여 불에 타 없어졌으며, 지금의 건물은 1955년에 재건한 것이다. 금박은 1962년에 이어 1987년에 다시 입혀졌으며, 이후 매년 교토 시민들의 세금으로 보수되고 있다.
유명한 관광지나 특별한 건물들도 역사적 배경과 그 의미들을 알고 보면, 더 풍부하고 알찬 여행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일본은 참 의미 부여를 많이 한다. 그래서 신의 종류들도 셀 수 없도록 많은 거겠지.
그냥 지나치면 될 것을. 1월이라 새해 운세를 또 생각 안 할 수가 없지. 그래서 2019년 나 어떻게 보냈지?
기억도 안나네.
혼자 여행할 때는 몰랐는데 셀카봉부터 우리는 참 관광객스럽게 다녔네.
한 겨울이지만 일본에서 먹는 녹차 아이스크림은 포기할 수 없다며...
그래, 난 포기하고 녹차라테 한 잔을 마셨지.
금각사를 둘러보고 다시 교토역을 가는 버스 안에서.
일본의 겨울은 참 고요하고 참된 겨울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오사카를 처음 4월에 방문했을 때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라 어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