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내가 떠올랐으니까.

by MSG윤결


특별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잘 살아왔다는 말도 쉽게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온 시간들이 있었고 그 시간들을 더 늦기 전에 적어두고 싶어졌을 뿐입니다.

이 글은 용기를 내어 쓴 글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 일도 아니었을 하루들이 나에게는 삶의 전부였던 날들이 있었기에,

나만의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언어로 그날들을 기록해 보려 합니다.

나의 삶이 괜찮았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았고,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았습니다.

버텼다고 하기엔 조금 억울하고, 잘 견뎠다고 하기엔 아직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울지 않으려 합니다. 그저 조용히 말할 것입니다.

그때 나는 그럴 수밖에 없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까지 왔다고 말입니다.

이 기록은 과거를 정리하기 위한 고백도, 상처를 드러내기 위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다만 나라는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삶을 통과해왔는지를 담담히 남겨두는 일입니다.

천천히 쓸 것입니다. 어떤 날은 한 줄로, 어떤 날은 길게. 기억이 허락하는 만큼만,

마음이 버틸 수 있는 속도로.


혹시 이 글을 읽다 자신의 시간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나도 내가 떠올랐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