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두마리를 품고산다는건
사주를 보러 가면 약속이라도 한 듯 꼭 듣는 말이 있다.
“어우, 여자 사주치고는 참 엄청나네.”
“여자가 호랑이 두 마리를 가지고 태어난 데다 용까지 있어? 대체 어떻게 살아온 거야.”
내 인생에 굴곡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나름대로 내 삶에 만족하며 살아왔는데,
그들은 내 인생을 보기도 전에 내 팔자부터 단정 짓곤 했다.
“저러니 결혼을 못 했지.”
“팔자가 세도 너무 세.”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마음이 참 묘해진다.
내가 그날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도 아닌데,
이왕이면 좀 따뜻하고 좋은 말을 해주면 안 되는 걸까.
타인이 내뱉는 날 선 말들에 지쳐,
어느 순간부터 나는 사주팔자도 신년운세도 보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올해는 문득 궁금해졌다.
올해 나에게는 어떤 일들이 생길까.
나를 기다리고 있는 시간은 어떤 모습일까.
사실 알고 있다. 아주 용하다는 무속인을 찾아가도,
유명하다는 철학관을 가보아도 마음 한구석엔 늘 의문이 남는다는 것을.
“이게 정말 맞는 걸까?” 하는 의구심과 “그렇구나”
하는 체념 과 수긍 그 어딘가에 있다
결국 제대로 맞히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내 삶이 삐걱거렸던 게 정말 내 사주 때문이었을까?
그 질문의 끝에서 나는 다시 생각해본다.
결국 사주팔자라는 건,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닐까. 정해진 운명이라는 커다란 틀이 있을지언정,
그 안을 채우고 색칠하는 건 오로지 나의 몫일 테니까.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궁금하다.
여전히 궁금해 난.
-윤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