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를 위한 챗봇 소개서
챗봇이란? 로봇과 메신저로 대화하는 것을 챗봇이라 한다. 심심이나 인터파크의 톡집사, 타로 라마마 등의 서비스를 생각해보면 챗봇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모든 챗봇이 AI인가? 그렇지 않다. AI가 아닌 챗봇은 설계자가 설계한 대로만 말한다. 단순하게 특정한 질문에 특정한 답변을 하게 하거나, 사용자에게 선택지를 주고 대화를 따라가게 한다. 한편 우리가 말하는 언어(자연어)의 의도를 이해하고 대답하는 챗봇은 AI 기술이 필요하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말한 내용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사한 내용이 있었는지 분석하고 답변한다. 이걸 머신러닝이라고 한다. 머신러닝으로 설계된 챗봇은 사용자가 설계한 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분석한 내용으로 답변한다.
"아니.. 챗봇이라는 게 그냥 컴퓨터랑 메신저 주고받는 것일 뿐이잖아? 뭐가 그렇게 특별한 것이지?" 사실 우리의 사고가 여기까지인 이유는 주변에서 마주했던 챗봇의 수준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챗봇의 미래가 밝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컴퓨터와 소통하려는 인간은 컴퓨터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왔다. 컴퓨터는 0,1로 이루어진 언어 체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컴퓨터에 대해서 어렵고 힘들게 배워야 한다. 인간은 컴퓨터를 좀 더 쉽게 이용하도록 '운영체제(OS)'를 만들었다. 컴퓨터를 켜고 운영체제를 이용해 명령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컴퓨터와 소통했다. 그리고 우리는 점점 PC보다 모바일을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눈에 보이는 버튼 버튼, 직관적인 그래픽이 중요했다. UX/UI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던 시대다. 시대가 흐를수록 컴퓨터를 사용하기가 더욱 쉽고 단순해졌다.
챗봇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인간이 컴퓨터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인간의 말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날씨를 알기 위해선 '웹 브라우저를 켠다, 검색 서비스에 접속한다, 날씨를 검색창에 입력한다' 이렇게 단계를 밟아나갔다면, 챗봇은 그냥 메신저 하듯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물어보면 된다. 한마디로 간단하다. 기술의 발전은 점점 '인터페이스 없는 인터페이스' 세상을 만들고 있다. 사람들은 더 쉬운 인터페이스를 만나며, 더 많은 챗봇 서비스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좀 더 현실적인 비즈니스 측면에서 챗봇에 대해 생각해보자. 요즘은 모든 기업들이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일단 하는 것이 앱을 만드는 것이다. 일반 쇼핑몰도 자체 앱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앱 과다 현상으로 인해 피로도가 증가한다. (나는 용량이 없단 말이야!) 한편, 챗봇은 앱 안에 챗봇 서비스 하나를 추가하면 된다. 게다가 챗봇은 사용하기가 쉽다. 복잡한 UI 없이 그냥 말이나 텍스트로 작동한다. 별도의 UI를 더 만들어가며 서비스를 기획하여 사용자의 피로도를 올릴 필요도 없다.
그러나 챗봇의 미래가 밝다기엔 아직까지 발전한 수준이 많이 낮다. 그렇다면 챗봇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먼저, 챗봇이 항상 편리한 것은 아니다. 대화형 UI는 시간 순서대로 기능을 나타낸다. 복잡한 정보를 표현할 때는 비주얼 UI가 더 편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비즈니스 목적에 맞게 챗봇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커머스에 챗봇을 만든다고 해보자. 챗봇에 상품 주문, 결제, 환불 등등의 시스템을 다 가져다 붙이는 데는 많은 자원이 들 것이다. 과연 챗봇이 여기서 필요한가? 하는 의문을 던질 수 있다. 또 AI는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다. 기존의 대화 데이터를 보고 분석, 학습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챗봇을 구현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작업일 수 있다.
윤리적 측면에서 문제점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챗봇 테이의 경우, 인종차별적인 문제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AI는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가학습을 하기 때문에 기업의 의도와 다른 의도가 표출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의도된 바대로 챗봇을 구축하기 위해선 기획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기업은 챗봇을 자신들의 비즈니스 단계에 맞게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챗봇 기술이 현재 비즈니스와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일단 현재로선 챗봇은 갈길이 멀어 보인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 길을 개척해 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