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스페인으로 여행 가자

0. 출발 D-30

by 가을바람

코로나로 막혔던 여행길이 열리면서 몇 년간 참아왔던걸 한방에 해결하려는 듯 큰맘 먹고 여행지를 스페인으로 정했다.

2022년 초부터 떠난다면 스페인으로 갈 거야라고 나 혼자 결정해놓고 슬금슬금 비행기티켓검색을 했었다.

그러다가 한편으로는

'너무 무리하는 건가?

아이가 공부할 시기에 2주나 여행?

이사도 해야 하고 조금 리모델링이 필요해서 목돈이 필요한데?'

등등으로 여행욕구를 억제하다가

'큰 아이가 군대 가기 전에 가는 게 좋지'

'더 나이 들면 체력 때문에 힘들어'

'우리가 자주 가는 것도 아닌데 한 번쯤은 가능?'

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4달 전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우리 집 여행의 주도자는 항상 나이다.

계획하고 예약하고 코스 짜고 등등.

딱히 뭘 잘 알아서라기보다는 빨리빨리 정해야 하는 급한성미와 다른 사람이 하는 걸 살짝 못 미더워하는 오만하고 못된 성질 때문이다.

4명의 MBTI를 보자면 나는 계획형인 J이고 아들 둘은 자유로운 P형이며 남편은 겉보기엔 J형인데 실전에선 J도 P도 아닌 투명형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출발일이 다가올수록 살짝 두렵다.

2주간의 여행에서 또 내가 리더?

아이들이 컸으니 좀 괜찮으려나...

그동안 해외축구 마니아가 된 작은아이는 축구 관람에 대한 기대가 크고 큰 아이는 쇼핑과 맛집을 기대하고 있다.

나는 원래 최대한 많이 보고 아껴 쓰는 수학여행스타일인데 아무래도 이번에는 스타일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10월에 비행기 티켓을 예약할 때는 언제 가나 했던 출발일이

이제 D-30이다.

오늘도 여행준비 노트를 뒤적이며 체크체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