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사 지분을 일부 가지고 있나 봅니다
느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정보를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여러 개 있는데,
아이의 다음 스탭을 위해 알아야 하는 정보들은 주위에서 얻을 수 있는 게 한계라 이런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지금의 우리나라이다.
이러한 커뮤니티의 특성은 대부분 가입하자마자 이런저런 글을 쓸 수 있지 않게 제한을 둔다.
그러다 보니 가입인사도 해야 하고, 시답지 않은 질문이나, 하소연들을 제한된 개수나 게시판을 이용해하게 된다.
어제도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입하고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고 방치만 하다 최근 고민이 되는 부분에 대해 의견이 궁금해 하소연 글을 하나 올렸다.
주제는 ‘활동지원사의 직계비속 제한 건’
올해 초 종일반에서 탈락하면서 활동지원사 활동 시간이 길어지자, 2년 넘게 아이를 봐주셨던 지원사님께서 부담되신다고 계약 종료 의사를 밝히셨고,
그에 따라 센터에 후임 매칭 요청을 했지만, 어렵다. 다른 곳도 알아보라는 애매한 답변을 들었다.
이에 집을 중심으로 10군데 넘는 곳에 전화를 했다.
‘우리는 아이는 파견 안 한다.’
‘지금 대기 중인 활동지원사가 없다.’
‘11살 남아는 활동지원사가 꺼려서 매칭이 어렵다.’
‘활동시간이 너무 길다.’
‘남자아이는 좀 힘들다.’
‘소통이 안돼서 힘들다.’
‘신변처리가 안돼서 힘들다.’
전화를 하면 할수록 암담했다.
결국 울면서 친정엄마한테 도움을 요청했다.
매칭을 알아보고 있는데, 매칭될 때까지만 좀 부탁드린다고.
매칭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문제라 연세가 있으신 친정엄마도 흔쾌히 해주겠다는 하셨지만, 사시는 곳의 거리도 멀었고, 연세도 있으시기에 최대한 알아서 해결해보고 싶었다.
알아서 해결 보는 방법은 간단했다.
사실 우리 부부 둘 중 한 명이 퇴사하고, 아이를 전담하면 되는 일
일을 관두지 않아 본 건 아니다.
1학년 입학 후 바로 그다음 날 ‘스쿨버스 탑승 착오 사건’이 생겨, 현실이 암담해 육아휴직 중 복직을 포기했고,
아이를 전담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녀봤다.
외벌이로 두 아이를 케어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니, 제한된 생활비를 줄이고 줄였고, 덜 사고, 덜 사 먹고, 아껴봤지만 더 줄이지 않는 이상 답이 없었다.
하나하나 고정지출을 줄여나갔다. 아이들의 보험만 놔두고 보험도 다 해지했다. 그래도 줄여야 하니 다음 드는 생각이 ‘치료실 하나를 줄일까’였다.
아차, 싶었다. 아이를 위해 노력하기 위해 일을 그만뒀는데, 돈 때문에 아이의 치료를 줄일 생각을 하다니.
다시 일을 알아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활동지원사 서비스를 신청하고, 매칭을 기다리고, 매칭이 되고, 연습을 하고, 집 근처 계약직 회사에서 1년 정도 하던 일의 연장선을 했다.
돈을 더 벌고, 하던 일을 정규직으로 알아봐도 될 것 같아 직급과 급여를 높여 지금 회사에 다시 입사해 자리를 잡아가던 터였다.
그런데 다시 일을 관둬야 하는 상황이 생기니 상황이 암담한 것과 더불어, 모든 것이 원망스러워졌다.
왜 장기요양도 부모를 직접 케어가능하고, 타 시도는 조부모 양육수당도 있다는데, 장애인 직계비속만 제한이 있는 걸까
해당 주제로 검색을 해보니 국민신문고에 올라가기 전, 의견을 제출하는 곳에 제한을 풀어달라는 글이 있었다.
그 글에 추천 2건, 비추천 1건
다들 관심이 없는 건지, 다들 살만한 건지 진짜 궁금했다.
그래서 게시글을 올렸다.
내가 쓴 글에 주고받는 사람들의 하소연이 비슷했다.
다만, 장애인단체나 활동지원사 단체에서 소득이 줄고, 당사자의 권리를 위해 반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 매칭이라도 되게 노력이라도 해주던가 개인이 못 구하면 그만인 것을..이라는 태도들이라 나는 사실 이미 일시적으로 해결된 문제인데도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서 또다시 화가 났다.
글을 올리고 난 뒤, 몇몇 글을 살펴보니 상황이 나와 다르지 않았다.
사과의 아이콘도 아니고..라는 글을 살펴보고 댓글로 '제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했더니, 글쓴이가 댓글로 '애*사 지분이 상당합니다.'라고 단 것을 보고 이걸 비극이라고 해야 할지, 희극이라고 해야 할지.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공유하는 글에 이건 글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반짝 들었다.
'죄송합니다.'를 달고 사는 나도 그렇게 따지면 애*사 지분을 상당히 많이 보유한 셈이라고, 웃어넘겨보자 하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아이의 울음소리를 새어나가지 않도록 막고 있는 나 자신조차 혐오스러워 그런 생각이 나지 않는 틈도 있을 테지만, 오늘은 웃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