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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Party Jan 25. 2019

"양림동 풍경"

양림미술관 이민(李珉)작가 초대전

양림동 양림미술관에서 이민작가님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광주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아 젊은 연인들에게 인기가 좋은 양림동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수있는 작품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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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미술관 이민(李珉) 작가 “양림동 풍경전(展)”

○ 전시명제 : “양림동 풍경”

○ 작    가 : 이민(李珉)

○ 장    소 : 양림미술관

○ 전시일정 : 2018년 1월 10(목) ~ 2018년 2월 20(수)

○ 전시작품 : 평면 작품 : 20점 (혼합기법의 평면회화), 도자회화(陶瓷繪畵) : 40점




“양림동 풍경”


윤 익 / 미술문화기획자, Art Party 대표


길을 걷는 사내가 있다. 골목을 돌아, 우물가를 지나, 백일홍이 정겹게 꽃과 가지를 늘어뜨린 콘크리트 블록을 지나며 걷는 그가, 화면의 안과 밖에 존재한다. 그는 고향을 떠나 타국과 타향을 전전하며 광주의 양림동 풍경을 즐겨 그리는 작가 이민(李珉) 이다. 그의 작품을 보면 작가와 함께 길을 걷는다는 행위가 시각과 청각, 후각으로 전개되어, 지나온 시간과 공간을 기억으로 되돌리는 우리를 발견한다. 가득한 듯 공허하게 비어있는 화면에는 양림동의 풍경이 존재하나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바라보면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거나 그림의 내면과 외면에 존재하는 작가를 발견하게 된다. 마치 광주의 옛동네 양림동이 우리 모두의 고향인 듯 한 과거의 공통된 삶의 기억과 연관하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양림동은 예전 그대로 있어서 고마운 풍경이라고 한다. 정이 담긴, 사람 사는 냄새가 남아있는 소시민적 사고의 우리 이웃들이 함께하던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나날을 타향에서 보냈던 그에게 이러한 고향의 편안한 모습은 언제나 그리운 어머니의 품과 같은 기억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이민 작가는 그가 바라보는 소소한 풍경, 서민들의 삶 등을 통하여 사라져가는 우리의 삶과 흔적, 풍경 등을 화면에 담아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아마도 그가 그의 작품을 통하여 우리에게 전달하는 시간과 공간은 그 자신이 경험했던 유년기의 순수한 기억 혹은 우리 대다수가 가난했던 시절의 기억들이다. 이는 욕심 없이 모두가 공동체 의식을 지녔던 정겨운 기억과 아름다운 삶의 모습 등으로, 때 묻지 않은 기억의 풍경을 여실하게 제안한다.


고향을 향한 추억과 그리움은 그에게 그 자신만의 고유한 회화를 가능케 하였다. 순박함과 진실이 드러나는 그의 작품을 보면 우리 모두는 고향을 떠난 이방인의 가슴시린 정서를 공감한다. 이는 그의 작품이 표현하는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우리 삶의 본질적 모습을 보여주는 노력으로 다가온다. 화면을 바라보는 우리를 지적인 활동을 하는 존재로 이끌어가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자극하는 그의 작품은 오늘날 무분별한 논리와 개념만을 앞세운 일부의 난해한 현대미술과 차별되는 진실성을 전달한다. 예술의 주된 관심은 일상과 예술의 간극을 좁혀내는 노력 혹은 시도에 있기 때문이다. 예술은 결국 진실을 보여주고 그에 관한 메타포를 제안하는 조형적 언어의 시도이며 이민 작가는 이를 더함과 덜함이 없이 간결하게 전달한다. 



기억은 고향에 관한 노스탤지어로 마음에 자리하며 그림을 그리는 목적이 되었고 그만의 회화적 방법과 시도가 되었다. 그에게 있어서 그가 그려내는 작품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변하지 않는 내면성을 전달하고 공감하는 일종의 순수한 언어이다. 작품을 통하여 자신을 고찰하는 작가의 노력이 화면에서 읽혀진다. 자유롭게 구획되어진 화면에 다양한 색상으로 존재하는 우리의 삶의 공간들이 건물과 집으로 혹은 골목길로 표현되어 있다. 우리가 몸이라 불리는 신체를 통하여 부딪기며 살아가는 삶의 공간이다. 고단한 발걸음처럼 인생의 무게로 인하여 하늘마저 무거워 보이는 작가의 작품에는 말 할 수 없는 외로움이 담겨있다. 수많은 전선을 지지하며 홀로 서있는 전봇대는 세상과 소통하는 작가처럼 느껴진다. 그가 생각하는 예술가의 길은 도시의 가로등처럼 세상을 빛으로 밝히는 순수한 기능과 함께하는 숭고함의 상징이다. 


이민 작가의 양림동 풍경을 바라보면 역설스럽게도 그의 작업은 일종의 지워가는 노력으로 보인다. 가장 단순해지며 그로인해 선명해지고 종내에는 공간만이 존재 하는 작품으로 해석된다. 이성과 감성이 교차하는 수많은 점과 선들이 흔적의 공간들을 만들어 낸다. 칸딘스키가 언급하는 점. 선. 면처럼 회화를 이루는 기본적 요소만으로 표현되는 작품으로 전개되는 상황을 말한다. 최대한 단순화되어 표현된 풍경들은 그만의 작품에서 보이는 특징이다. 일상에서도 최소한의 언어와 동작으로 최대한의 언어를 빠르게 전달하는 그의 성품이 작품에도 반영되어있다.   


그의 독자적 기법인 “판타블로”를 보면 그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일종의 프로세스를 상상할 수 있다. 오늘의 그에게 가장 중요한 의식은 자신만의 고유성을 지키고 자신만의 예술적 길을 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언제나 “나만의 기법과 재료”를 가지고 그 만의 고유성을 획득하는 작품을 진행 하였다. 서양화와 판화의 혼합방식의 기법으로 그 자신 스스로 명명한 판타블로는 그만의 형식과 표현어법으로 자리 잡았다. 그에 따르면 그는 원래 서양화를 전공하였으나 대학 3학년부터 판화에 관심을 가져,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장르를 넘나들었다고 한다. 결국 학부 졸업이후 일본의 다마미술대학에서 수성목판화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판화와 서양화를 접목하는 독자적인 회화세계를 갈망하였으며 한편으로 모노타입 판화에도 관심과 시도를 병행하는 노력을 경주하였다. 그 결과 일본유학을 통해 습득된 다양한 기법과 형식으로 대학원 마지막 학기에 다색목판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이는 종이바탕에 사전에 완성된 작품을 목판의 일부만을 세겨낸 후 검정색부터 통붓을 사용하여 라왕베니아 전면에 도포 후 소멸법 방식을 반복하여 한지에 찍어나가는 방식이다. 최종적으로는 흰색 바탕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미지를 바렌을 이용하여 손바닥의 압력으로 진행하는 작품제작기법을 완성하였다. 2000년부터는 캔버스에 폼보드판과 신체의 압력을 이용하여 찍어내는 작품을 하고 있으며 이런 자신의 방법을 상표등록 하였다고 한다.


자유로운 영혼의 미술계 보헤미안처럼 느껴지는 작가의 삶과 의식은 각박한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민 작가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의 삶,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인 드라마처럼 다양한 삶의 궤적을 보여주어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예술가의 정신성을 전달한다. 그는 1997년 동경의 시로타갤러리 전시부터 오늘까지 붓을 쓰지 않는 작업으로 판에서 판으로 전이되는 이미지를 이용하는 “판타블로”만을 고집하고 있다. 판에서 판으로 찍혀지며 다양한 색채로 표현되는 판화적 효과를 이용한 그의 작품은 이민 작가의 주제와 매우 적합한 조형적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빛바랜 질감은 낡음으로 인식되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오래된 기억속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는 원하는 일은 기어이 해 내는 집중력과 인내력의 소유자로서 타인의 눈에는 능력 있는 다재다능한 사람으로 보인다. 이는 그가 평소에 생각하는 예술가 혹은 작가로서의 삶에 관한 자세로서 그가 생각하는 예술가의 프라이드는 매우 독특하다. 그는 언제 어디서든 프로페셔널한 작가를 주장하는 직업관을 삶의 지표처럼 삼는다. 그에게 있어 예술가 혹은 화가의 능력은 현대사회에서 언급되는 일종의 엔터테이너처럼 다재다능하여 어떠한 일도 예술적 경지로 해내는 특출한 사람을 상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결코 자본에 예속되지 않고 자유롭기 위하여 작가는 다양한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작품제작에 있어서 다작을 하는 노력은 당연하며 그려낸 그림은 시장으로 소비가 되어야 하고 작가는 늘 새로운 창작활동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기능적 역할이 당연하다는 논리이다. 다른 표현으로 작가는 작업실에 재고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얼핏 보면 70, 80년대의 우리가 살아가던 마을을 그려낸 작품처럼 보이는 그의 작품들이 무려 20년 만에 광주에서의 개인전을 통하여 발표된다. 장욱진 화백의 촌스러운 작품을 가장 좋아하며 한편으로 에드워드 호퍼의 세련된 도시의 이미지를 담아내는 작품에도 더 없이 공감하는 미적 취향의 이민 작가는 오늘날 새롭게 가장 왕성한 활동을 꿈꾸고 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인 것처럼 예술도 결코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사회적인 산물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예술가는 어느 시대에서나 그가 속하는 시대의 정신을 표현하며 전달하는 대변인이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예술가는 그가 속하는 사회의 성격과 가치관을 그만의 언어를 통하여 사회와 공감하며 새로운 질문을 해야 한다. 먼 길을 걸어서 광주에 돌아온 그가 지역에 제안하는 “양림동 풍경”은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았던 우리 자신의 기억을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그의 전시를 기대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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