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소프트웨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면, 단순히 우수한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힘은 그들의 제품이 해당 업계의 표준(standard)이 되는 데서 나온다. 한 번 솔루션이 표준으로 자리잡으면, 기업은 더 이상 고객마다 다른 요구사항에 맞추어 무분별하게 제품을 변형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 대신, 통일된 개발 방향과 기술 스택을 유지하며, 인력과 비용 같은 자원을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단일화되고 표준화된 솔루션은 국경을 뛰어넘어 전 세계 곳곳에 뿌리를 내릴 수 있고, 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글로벌 강자로 거듭난다.
그러나 이 전략은 고객에게 어떤 파장을 가져올까? 기존에 원하는 대로 제품을 커스터마이징해오던 고객들은 점차 제한된 선택지에 부딪히게 된다. 자신의 비즈니스 특성에 맞추어 세세히 조정하던 작업이 점점 어려워지며, 이는 기업의 영업 측면에서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왜 더 이상 우리 입맛에 딱 맞게 바꿀 수 없는가?”라는 고객의 불만은, 단일화된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소프트웨어 공룡에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난제다.
이 지점에서 소프트웨어 공룡 기업은 단지 “우리는 이제 표준을 제시합니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제품 기능과 구축 전략에 앞서, 고객에게 미래 지향적인 비전(Vision)과 변화의 로드맵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단일화와 표준화 뒤에 숨어 있는 더 큰 목표—곧 비즈니스 혁신과 업무 방식의 진화, 시장 변화를 선도할 준비—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은 “이 표준 솔루션을 도입하면, 당신의 조직도 미래 비즈니스 트렌드에 발맞추어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비전에 고객이 고개를 끄덕이고 동의한다면, 표준화된 솔루션의 장점과 필요성을 저절로 이해하게 될 것이며, 결국 솔루션을 중심으로 조직을 변모시키는 과정에 기꺼이 참여하게 된다.
결국 핵심은 솔루션의 기능을 일일이 홍보하기 전에, 고객 조직의 비즈니스를 재구성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컨설팅적 접근을 앞세우는 데 있다. 고객의 현재 업무 흐름을 분석하고,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함께 그리는 과정에서 “이렇게 변하면 당신의 ROI가 확실히 개선된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토대로 확신을 불어넣는다면, 고객은 본능적으로 표준화된 솔루션에 손을 뻗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히 “사용해보십시오”가 아니라, “이 길을 함께 가보시죠”라는 제안이다. 솔루션 자체보다 더 큰 그림을 보여주고, 비전을 공유하며,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증명된 성공 사례와 수익 개선을 약속한다면, 고객은 자발적으로 표준을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 이때 비로소 소프트웨어 공룡 기업은 영속성 있는 시장 지배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