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년유니온 Mar 01. 2022

저는 대한민국 정책으로 자란 청년입니다.

- 내 인생은 정책의 영향을 정풍으로 맞았구나

2022대선청년네트워크 토론회에 참여해주신 박은혜 님께서 후기를 작성해 주셨습니다.


주거


 2001년 내가 4살이 되던 해에 기초수급자 자격으로 서울의 공공임대아파트에 입주를 해서 20년 동안 살았다. 엄마는 아직도 이 아파트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 천운이었다면서 공공임대아파트를 신청하려고 추운 날 하루 종일 본사 앞에 줄 서 있었던 날을 무용담처럼 늘어놓으신다. 나의 유년시절의 모든 밤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호해준 공공임대아파트는 내게 많은 생각을 자라게 해주었다. 바로 옆에 늘어져있는 같은 아파트 단지의 건물 외벽 색이 우리 아파트만 20년 째 달랐다. 작년 11월, 2주가량의 외벽 도색 작업을 할 때 같은 색으로 칠 해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었지만 작업이 끝났을 때는 반대 색깔로 칠해져 있었다. 그로 인해 19개의 동 중에 내가 사는 아파트 외벽 색만 눈에 띄었다. 그렇게 이번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로 낙인이 찍혔다. 


 이번 2022대선청년네트위크 토론회에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의 공공임대주택에 관련한 발언들이 귀에 들어왔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공공주택의 낙인이 있는 이유는 공공주택의 수가 5%도 안될 정도로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 공공주택을 확대하고 품질이나 소셜믹스적인 성격을 높이면 해결이 될 문제라고 발언했다.  대다수가 무주택자인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집값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고 집값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도 공공주택 확대를 말했다. 또 집값을 낮추더라도 집을 소유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내 집 마련을 못하더라도 마치 내 집 마련을 한 것처럼 안정적으로 주거할 수 있는 세입자 보호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정의당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사실 주변에서 집값이 올라서 걱정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공감이 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었다. 내가 자라는 20년간 나를 보호해준 공공임대아파트는 강민진 대표가 말한 것처럼 내 집 마련을 못하더라도 마치 내 집 마련을 한 것 같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주거 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넓은 등으로는 등하굣길에 내가 나오고 들어가는 아파트가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라는 낙인을 가릴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내 집 마련을 해야한다는 불안감 없이 자랄 수 있게 해주었다. 강민진 대표가 말한 공공주택확대와 세입자보호대책마련 정책이 정말 현실화 되어서 더 많은 청년들이 내 집 마련 불안감과 공공임대주택 낙인 문제에 대한 걱정을 없앨 수 있었으면 한다. 



노동


 지난 2월 19일 광양의 한 편의점에서 흉기를 휘두르는 48세 남성으로 인해 23세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나는 편의점에서 5년동안 근무를 했었고 이 기사를 보는 순간 참담했다. 작년 12월에는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하는 편의점 직원의 뺨을 거세게 때려 쓰러지게 한 사건의 영상도 SNS에서 퍼졌었다. 그 외에도 유튜브나 다양한 플랫폼에서 편의점 진상 같은 주제의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말도 안되는 폭력들이 너무 많아서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토론회에서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청년선대위 공동위원장과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공통적으로 근로감독관 증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편의점에서 5년동안 근무하면서 주휴수당을 주는 편의점 가맹점을 본 적이 없고 매일 한번씩은 겪은 폭언과 폭력이 서비스업에서는 당연히 견뎌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동자로서 보호받은 경험이 없다. 강민진 대표는 강성 노조를 가질 수 있는 노동자와 그렇지 못한 불안정한 노동자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그래서 대규모 사업장의 정규직 노동자, 노조를 가질 수 있는 노동자의 목소리만 크게 대변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실제로 내가 근무했던 편의점의 점장님은 본사의 횡포에도 불구하고 가맹점들은 노조를 만들기 어렵다고 한적이 있다. 이런 불안정 노동자와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도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노조를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정치가 해야하는 한 강민진 대표의 발언에 공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10년이 넘는 지난 시간 동안 기업의 편의점 사업은 크게 성장했지만 편의점 노동자들은 노조를 가질 수 보호받지 못했다. 빠른 시일 내에 정치의 순기능으로 편의점 노동자들을 위한 노조가 만들어져서 안전한 환경에서 노동 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젠더


 최근 동네 교회 앞에 ‘학교에서 동성애 옹호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평등법(차별금지법)을 국민들은 강력히 반대한다.’는 적혀있는 현수막이 걸렸다. 집 앞이나   시내를 나가도 너무 쉽게 저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볼 때마다 숨이 막히고 우울해 진다. 거리낌 없이 인간이라는 존재를 혐오 하고 있는 현수막은 법 재정의 반대뿐 만 아니라 현수막을 보는 성소수자들을 죽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론회에서 강민진 대표는 88%의 국민들이 차별금지법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고 권지웅 위원장은 민주당 구성원들도 다수의 시민들이 동의하고 있고 젊은 시민 사이에서는 이견이 아주 적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웅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거의 비슷하거나 내용의 취지를 잘 담고있는 법안을 발의했고 관련한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권지웅 위원장이 말했듯이 이재명 후보가 가지고 있는 권력과 더불어민주당이 갖고 있는 의석으로 법 추진의 진척이 없어 답답한 것은 사실이다. 강민진 대표가 말했듯이 차별금지법은 사람을 살리는 법안이고 대통령이 의지를 가지면 언제든지 재정될 수 있는, 또 그래야 하는 시급한 법안이다. 이번 대선의 결과가 동네에 만연하게 걸린 혐오 현수막을 없앨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무리


문재인 정부 5년간 개인적으로 복지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많은 청년들이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다양한 분야에서의 소극적인 정책이 많이 아쉬웠다. 이번 대선에서는 그런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으면 한다. 토론회에서 네 명의 대선후보를 볼 수 없어서 아쉽긴 했지만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정책을 위하고 있는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자리여서 의미있었다. 토론회를 마련해주신 2022대선청년네트워크와 참석 해주신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청년선대위 공동운영원장과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께 감사드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