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허브릿츠 사진전: 할리우드의 별들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스스로를 사랑하기에 가장 좋은 날이다. 허브 릿츠(Herb Ritts)의 사진을 찾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으로 향했다.
<마돈나를 춤추게 한 허브릿츠 : 할리우드의 별들> 전시 안내
- 전시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층
- 전시기간 : 2016.02.05 ~ 2016.05.02
- 관람시간 : 오전 11시 – 오후 9시 (마지막 입장은 8시 30분, 휴무 없음)
- 도슨트 프로그램 : 평일 2시, 6시 / 주말 11시, 1시, 6시
- 관람요금 : 성인 13,000원, 대학생 10,000원, 초·중·고등학생 8,000원, 유아(만 5세-6세) 6,000원
그와 작업을 하고 나서
저는 완전히 '허브-화' 되었어요.
(I got Herb-ified.)
- Madonna
마돈나, 마이클 잭슨, 엘튼 존, 데이비드 보위 나오미 캠벨, 니콜 키드먼, 톰 행크스, 리차드 기어, 키스 해링, 달라이 라마, 고르바초프, 만델라, 스티븐 호킹. 당대 최고 유명인사들의 가장 아름답고 자연스러웠던 순간이 허브 릿츠의 카메라를 통해 우리를 만나러 왔다.
1. 옆집엔 <빠삐용>이 살았다
어릴 적 부유했던 가족 덕에 옆집엔 <빠삐용>의 주인공인 스티브 맥퀸이 살았고, 각종 할리우드 스타들을 이웃으로 삼았다. 스물여섯 살, 취미로 사진을 찍었던 그는 친구였던 리차드 기어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그의 사진을 찍는다. 그 후 <천국의 나날들>로 인기를 얻게 된 리차드 기어는 허브 릿츠가 찍어준 사진을 자신의 매니지먼트에 전달하고, 사진이 <보그> <에스콰이어> 등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잡지에 실리며 허브릿츠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허브 릿츠는 마돈나의 세 번째 앨범 <True Blue>의 재킷 사진을 찍었고, 그녀를 최고의 팝스타로 만들었다.
당시 흥행의 핵심은 앨범 재킷 사진이었다. (중략) 신디 로퍼는 앨범 사진 또한 마돈나와 똑같이 만들길 원했고 그렇게 제작했다. 하지만 허브릿츠가 찍은 마돈나의 섹시하고도 화려하지만 우울한 백조와 같은 심오한 우아함을 뛰어넘지 못했다. (중략) 결국 마돈나 앨범의 삼분의 일도 팔지 못한 신디 로퍼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질 못했다. (중략) 마돈나를 여왕의 자리에 올려준 허브릿츠에게 그녀는 눈물의 포옹을 해주었다. - <HERB RITTS 도록>
2. 인간의 몸에 빛과 자연을 새기다
그는 '안티 글래머 스타일'이라고 불리는 기법을 시도하기 시작했어요. 스타들을 야외로 데려가서 자연의 빛 아래 두는 거죠. - Paul Martineau, GETTY curator
허브 릿츠는 실험적인 작가였다. 상업성만 쫓는 작가가 아니었다. 그의 사진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빛"이다. 대부분의 사진에서 그는 캘리포니아, 말리부 등의 강렬한 햇빛을 사용했다. 그는 자연의 소재를 인간의 몸과 결합하는 것을 좋아했다. 빛과 자연이 만들어내는 인간 육체의 모양과 그림자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허브릿츠 사진전 : 할리우드의 별들> 은 그의 사진을 1. 할리우드 황금기 / 2. 패션 / 3. 누드로 분류해 전시한다. 허브릿츠의 사진은 만져질 듯 생생했다. 오리지널 인화사진을 눈으로 직접 보는 건 모니터의 픽셀로 보는 것과 차원이 달랐다. 8-90년대의 할리우드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즐거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사진은 아름다웠다. 그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작가였다.
우리들이 가는 곳에 아름다움이 없는 곳은 없다. 만일 우리들의 조심성 있는 눈이 언제나 보는 모든 것 속에서 아름다움을 탐구한다면. -헤먼즈 펠리샤(Felicia Dorothea Hemans, 1793-1835), 영국 시인
사진 속의 당대 최고 유명인사들과 눈을 마주치며 그들이 우리에게 말을 거는 듯한 생생한 착각에 빠져보자.
한 장의 사진으로 그 순간을 잊지 않고 평생 기억할 수 있죠.
그 이유가 무엇이든 당신이 제 앞에 있다면
저는 당신에게 잊지 못할 한 순간을 갖게 해줄 거예요.
그래서 저는 당신을 제 사진기에 담습니다.
- Herb Ritts
(참고로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하면 좀 더 저렴하고, 연관된 상품이 포함되어있는 패키지도 있다. 필자는 오디오 가이드가 포함된 패키지를 구입했는데, 작품에 써져있는 설명을 대부분 그대로 읽는 것이어서 조금 아쉬웠다. 물론 추가적인 설명을 해줘서 흥미롭기도 하니, 오디오 가이드를 구매할 경우 모든 작품을 일일이 듣기보다는 원하는 작품만 듣는 것을 추천한다. 그게 덜 피로하다.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 것도 추천한다. 전시를 마치면 기념품샵이 나오는데, 소(小)도록의 가격은 25,000원, 엽서는 하나에 2,000원이다.)
사진 출처 : Herb Ritts 공식 사이트
정보 출처 : 다큐, 전시회 설명, 소(小) 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