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반이 쓸쓸한건 단지 낙엽이 져서가 아닐 것이다. 테레비를 켜지 않은지 얼마나 됐을까. 야구를 보지 않으니 테레비와도 관계가 소원해졌다. 가을 잔치는 올해에도 남의 집 이야기일 뿐이다. 2020년 한화의 야구는 지독했건만 후련함보다는 그리움 뿐이다.
20명이 팀을 떠났다. 책임이란 멍에를 지고 김태균도 안영명도 한화를 떠났다. 이제 새로운 감독 인선을 비롯한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것이다.
본래 최고의 선수는 필드에 나서지 않은 선수다. 야구 팬의 자팀 선수에 대한 고평가는 이 맘때부터 부풀려지기 시작하여 3월에 최고조에 달한다. 우리 팀의 유망주들이 모두 다 장종훈과 류현진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4개월의 공백을 메워갈 것이다.
내년에도 호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건 자명하다. 그럼에도 수년간 속아왔던 루틴은 무섭다. 외국인 선수의 계약과 FA, 트레이드의 스토브리그를 거치며, '우리도 혹시'란 엉큼한 마음을 품고서 겨울을 보낼 것이다.
그러니까 한화팬에게 스토브리그는 마치 숙면하는 것과 같다. 오늘이 아무리 거지같았더라도 재충전으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푼다. 겨울의 팀 행보를 보며 내년은 다르겠지란 희망을 다시 충전한다. 이보다 더 최악은 더이상 안오겠지. 이 밤이 지나면 내일은 괜찮을거다. 좋은 꿈을 꾸며 희망찬 새벽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