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에도 연습이 필요해
시간에 쫓겨 여유가 없는 사람 또는 그런 현상을 타임푸어(time poor)라고 한다.
한국인의 평균 노동시간은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길고, 수면 시간은 가장 짧다.
나 또한 별 소득 없이 바쁘게 살았다. 혼자 집에 있는 시간에도 혹여 늘어질까 봐 아침부터 하루 일과를 세우곤 했다. 친구들을 만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아침 댓바람부터 약속을 잡거나 약속시간 몇 시간 전부터 약속에 대한 대비를 했다.
멀리 해외여행을 떠날 때에도 한참 전부터 계획을 세웠다. 반년이나 남았는데 이른 거 아닌가 싶으면서도, 막상 여행 관련정보를 찾을 때면 소풍전날 잠 못 이루던 어린이가 되어있었다.
매일 저녁을 남편과 함께하다가 어제는 남편 회식으로 인해 혼자 먹어야 했다.
청소와 빨래 등 집안일을 하다 보니 어느덧 9시가 가까워진 시간이었다. 평소 7~8시면 저녁을 먹는지라, 왜 이 시간까지 밥도 안 먹고 있었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무엇을 위해서 밥까지 미뤘나.
요가 수련 중에도 비슷한 생각을 떠올린 적이 있다.
수업 마무리는 언제나 사바아사나, 두 팔, 두 다리를 벌려 편하게 누워 쉬는 자세로 끝이 난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렵다. 힘을 빼는 게 굉장히 어렵다. 힘을 빼고 눈을 감으면 아주 작은 소리까지 들리고 저게 무슨 소리인지 궁금하고 왠지 지금 자세가 삐뚤어진 것 같고 왼쪽다리와 오른쪽다리가 짝짝이인 것 같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긴장도 무의식의 일이라 온몸에 힘이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집에서 사람이 없는 방마다 불을 끄고 다니는 것처럼 내 몸 구석구석 전원을 끄지 않으면 몸은 경직된 상태 그대로다. 힘을 빼는 데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휴식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휴식이 쓸데없는 시간낭비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짧은 휴식일지라도 회복시키는 힘은 상상이상으로 큰 것이니, 단 5분이라도 휴식으로 피로를 풀어야 한다.
- 데일 카네기, 나를 힘들게 한 건 언제나 나였다 中
사람들은 휴식을 나태함이나 게으름과 동일시하지만 제대로 된 휴식이야말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은 부지런해서가 아니라 깊이 사유하거나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만히 있을 때 나태하다는 생각은 그만하고, 필요하다면 쉬는 연습이라도 해서 온전한 휴식을 취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