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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군 Sep 18. 2015

기적

내 인생의 듀엣곡


저는 노래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노래를 듣는 것도, 혼자서 흥얼흥얼 대는 것도,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화음을 넣어 부르는 것도 좋아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고등학교 장기자랑   듀엣곡,

김동률 & 이소은 '기적'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노래 듣기 : 기적 - 김동률 (feat. 이소은), Shadow Of Forgetfulness, 1998



나 그대의 눈을 바라보면

이 모든 게 꿈인 것 같아요
이 세상 많은 사람 중에 어쩌면 우리 둘이었는지
기적이었는지도 몰라요


그대의 품에 안길 때면

새로운 나를 깨달아요

그대를 알기 전에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요

죽어있었는지도 몰라요

어쩌면 이렇게도 엇갈려 왔는지 
우린 너무 가까이 있었는데
서로 사랑해야 할 시간도 너무 모자라요
나를 믿어요 믿을게요 
세상 끝까지 함께할게요

얼마나 나를 찾았나요 헤매었나요
나의 기도를 들었나요 기도에 귀 기울였나요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단 한번 스쳐 지나갈 때
한눈에 서로 알아볼 수 있게 되길.. 이렇게

어쩌면 이렇게도 엇갈려 왔는지 
우린 너무 가까이 있었는데
서로 사랑해야 할 시간도 너무 모자라요
나를 믿어요 믿을게요 
세상 끝까지 함께할게요

얼마나 나를 찾았나요 헤매었나요
나의 기도를 들었나요 기도에 귀 기울였나요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단 한번 스쳐 지나갈 때
한눈에 서로 알아볼 수 있게 되길.. 이렇게





 고등학교는 남녀공학에 합반이었습니다.

우리 반은 성비가 거의 1 : 1이었어요.

(여학우가 2명 더 많음)

몇 달이 지나고  어색했던 분위기는 거의 사라지고,

서로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어울릴 때였죠.


한 번은 학교에서 북한산  행사가 있었습니다.

등산 후 내려오는 길에 장기자랑 시간이 있었는데,

그 경품이 무려 '쪽지시험 3 문제 면제권'!!

우리 반은 일주일에 2번씩 쪽지시험을 봤는데,

20 문제 중에서 커트라인인 18개를 못 넘기면 회초리와 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 3개를 봐준다는    엄청난 승부욕을 불태우게 죠.


저는 마음이 맞는 한 친구와  .

친구가 이소은 파트를,

제가 김동률 파트를 연습하고

서로 아이 컨택을 함과 동시에

서로의 얼굴을 쓰다는 퍼포먼스까지 준비했죠.


그리고, 대망의 등산 날.

그때만 해도 소심했던 우리 둘은,

아무도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은 이유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끝이 나진 않았어요.

한 달쯤 지나서, 우연찮게 교실 안에서 이 노래를 부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노래 부를 차례였는데,

 같이 교  섰습니다.

그리고 노래가 시작됐습니다.


    ,

'나를 믿어요~ 믿을게요~'  이 부분부터   서로의 눈을 보면서 퍼포먼스를 시는데,


교실이 아주 뒤집어졌습니다.

옆 반에서 구경 올 정도로 말이죠.




지금은 미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이수 아빠, 재훈아.


어쩌면 그렇게 너의 저음이

이소은 파트의 고음과 딱 2옥타브 차이가 나던지.

너의 굵은 목소리가 이소은의 미성과

어쩌면 그렇게 대비가 되던지.


나도 네 얼굴보다 웃느라,

노래를 완창 하진 못했지만...

언제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꼭 같이 불러보자.


(난 아직 내 파트를 기억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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