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헤매고 있다

by 윤군


늦은 밤,
까닭 없이 불어나는 그리움에
빈 방을 보다 그때 생각을 해본다


우리 그렇게 헤어진 뒤

행여나 거리에서 마주칠까 봐

아니, 차마 말은 못 걸겠지만

멀리서나마 보고 싶어서
이유 모를 불안함에 몸을 떨며 지냈던

많은 시간들


보고 싶었을 뿐인데
그냥, 보고 싶었을 뿐인데
단지 그 뿐이었는데


철없는 아이들 장난처럼
너와,
나 사이에 오해만 잔뜩 쌓아놓고서
또 그렇게 헤매고 있다


어디인지 모를
알고 싶지도 않은 그런 곳에서




매거진의 이전글늦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