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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Kiwon Feb 05. 2017

금융상품에 대하여

의미와 분류

금융상품이란 무엇일까요? 한 마디로 정의하기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금융의 본질을 알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융’이란 일정한 기간 동안에 장래의 원금반환과 이자지급을 목적으로 상대방을 신용하고 자금을 융통하는 행위입니다(출처 : 다음백과). 즉 돈의 공급자로부터 수요자로 융통을 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금융상품이란 돈을 융통하기 위해 만든 상품이라는 뜻이 됩니다. 자금 여유를 가진 경제주체에게서 자금 수요가 있는 곳으로 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금융시장의 첫 번째 기능이며, 이 안에서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고 수익을 올리는 것이 은행 같은 금융기관입니다.


돈을 융통시키기 위해 만든 상품이라는 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형, 핸드폰, 컴퓨터 등과 같이 명확한 실체가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인데, 은행의 예금을 생각하면 쉬울 것입니다. 은행에 가서 예금에 가입한다는 것은 그냥 ‘은행에 돈을 예치하는’ 것이 아닌 은행에서 만든 ‘예금 상품을 사는’ 것입니다. 핸드폰 회사에서 핸드폰을 만들어 팔듯이, 은행도 예금이라는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파는 것입니다. 은행의 예금에 가입하면 은행은 그 돈을 자금이 필요한 기업 등에 대출을 함으로써 자금을 공급합니다.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펀드도 사실 ‘가입’이 아닌 자산운용사/증권사/은행에서 발행한 ‘수익증권을 사는’ 것입니다. 소비자는이 수익증권을 사고, 소비자의 돈은 운용사(정확히는 수탁회사)를 통해 자금이 필요한 기업 등의 경제주체로  흘러들어가게 됩니다. 금융기관은 금융상품을 통해 돈의 흐름을 돕고 그 중간에서 수익을 취합니다.

 

금융상품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많이 알려져 있는 '원금 손실 여부에 따른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본 손실 가능성에 따라 금융투자상품과 비금융투자상품으로 나뉘고, 금융투자상품은 원본 ‘초과’ 손실 가능성 유무에 따라 투자상품(증권)과 파생상품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분류 방법은 이해하기 쉬우나 개인적으로 하나 인정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원본 보존 유무’로 금융투자상품과 비금융투자상품으로 나누는데, 과연 세상에 진정한 ‘원금 보존’이라는것이 있을까요? 은행의 예금 상품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흔히 은행 예금은 원금보장이 되고 안전하다고 인식됩니다. 은행 예금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1) 은행은 망하지 않고, 2) 은행 예금을 예금보험공사에서 보장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첫째, 은행은 영원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당시 National Bank of Commerce의 파산을 시작으로 10월 말까지 115개의 은행이 파산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솔로몬 저축은행 등 몇 개의 저축은행이 파산하며 투자자와 예금자에게 손실을 입힌 일이 있었습니다. 또한 그리스 위기에는 예금자들의 인출 러쉬로 은행의 유동성이 말라 예금자 인출을 제한하기도 하였으며, 예금자의 예금을 30% 삭감한다는 흉흉한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경제에서 은행은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기업의 한 형태이므로 방만한 경영과 과도한 리스크로 인해 언제든 파산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은행 예금이 완전한 원금 보존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공기업의 은행 예금 대상 원금 보존 정책이 있는데, 이 또한 완전하지 않습니다. 현행 예금보험공사는 원금과 소정이자를 합하여 1인당 5천만 원까지만 보호하며, 초과금액은 보장하지 않습니다. 예금자보호제도는 다수의 소액예금자를 우선 보호하고, 부실 금융회사를 선택한 예금자도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예금의 일정액만을 보호하고 있습니다(출처 : 예금보험공사 사이트). 또한 예금보험공사는 공기업이므로, 국가 자체에 위기가 오면 5천만 원에 해당하는 원금보장도 없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 위기에서 보았듯이 국가 그 자체도 파산 가능하며, 역사 속에서도 수많은 국가들이 사라진 바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금융상품을 원금보존여부가 아닌 ‘위험도(유동성 위험, 신용 위험, 수익률변동 위험)’에 따라 단계적으로 나누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까 합니다.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위험도가 낮은 순서대로 금융상품을 나열해보았습니다.


1)  예금 : 은행은 잘 망하지 않으므로 신용 위험 매우 낮음. 수익률(금리) 확정적. 유동성 위험 없으나, 만기가 있는 예금일 경우 유동성 제약 있을 수 있음

2)  채권 : 발행자에 따라 다양한 신용 위험과 수익률, 유동성 위험을 가짐(종류에 따라 : 국채, 금융채,투자등급 회사채, 대출채권, 하이일드 채권, 후순위채..)

3) 주식 : 주식 또한 발행기업에 따라 다양한 유동성/신용/수익률 변동 위험을 가짐

4) 파생금융상품 : 선물, 옵션 등


일반적으로는 금융상품의 위험도를 위 순서로 나열하지만, 사람마다 다를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가치투자자에겐 우량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어느 채권을 사는 것보다 안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수익증권(펀드)는 어떤 증권을 담느냐에 따라 위험도와 기대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분류가 달라집니다. 이는 하나의 다른 주제가 될 수 있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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