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

by 도윤경

말이 쌓일수록


혀는 죽고 싶다고 했다.


삼켜 보려고


샤워기의 헤드를 입에 연결했지만


물은 말을 떠나


귀 밖으로 흘러내렸다


물은 말이 닿았다고 했다


물로 살 수 없다고


귀에게 떠나자고 속삭였고


고장 난 귀는 애를 태웠다.


젖은 발로 추는 춤에


발음이 미끄러진다


그건 누가 쌓아 둔 건가요


계단처럼 생긴 얼굴을 밟아요


다시는 뱉지 않겠어


혀가 흘리는 게 진짜 눈물일까


말들이 젖어요.


다시는 꺼낼 수가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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