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모으는 것을 좋아한 적이 있다. 책도장을 찍고 도서관 분류번호대로 나눠책장에 꽂아두면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면서도책 정리는 쉽게 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작이 힘들었을 뿐 막상 시작하니 속도가 붙어 한꺼번에 많은 책을 처분할 수 있었다. 지금은 조금씩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다. 오래된 책일수록 애착이 생겨 더 처분하기 힘들다. 정들기 전에 정리해야 한다.
온라인 중고서점에 팔기
대표적인 중고서점으로 예스 24와 알라딘이 있다. 앱을 깔고 책의 바코드를 찍으면 매입가능여부와 예상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두 곳에서 매입가능한 책과 금액이 조금씩 서로 다르다. 대용량으로 책을 처분할 때는 두 사이트를 비교해 가며 매입해 주는 곳을 찾고, 가격도 더 잘 쳐주는 곳으로 분류했다. 중고책을 몇 박스씩 보내고 나서, 이제는 알라딘으로 정착했다. 두 군데로 나눠 보내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고, 예전만큼 처분할 책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 군데로 모아야 보낼 수 있다. 알라딘으로 결정한 이유는 후발 주자라 그런지 매입해 주는 책이 더 많았고, 기준도 좀 더 관대했다. 가령, 예스 24는 책도장이 찍혀 있으면 받아주지 않는다.
어떻게 파는가?
스마트폰 앱으로 책 바코드를 찍어 매입 가능여부를 확인하고 장바구니에 담는다. 한 번에 판매 가능한 책은 20권 이하, 10kg 이하, 포장 박스 세 변(가로, 세로, 높이)의 길이 합이 80cm 이하여야 한다. 이를 충족시키려면 적당한 사이즈의 상자를 찾고, 그 크기와 무게에 맞는 책으로 채워야 한다. 보통 15~18권 정도가 적당했다. 이렇게 완료되어 판매신청하고 포장해서 집 앞에 놓아두면 지정 택배사가 수거해 간다.
적당한 크기의 상자를 찾는 일이 번거롭기 때문에 알라딘 중고박스를 구입할 수도 있다. 판매 후 중고박스 가격은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문제는 재사용이기 때문에 몹시 더럽다.
알라딘 중고박스
책을 보내면 알라딘에서 책 상태를 확인하고 최종으로 매입여부를 결정한다. 매입을 거절당할 수도 있는데, 그런 책을 폐기 처분할지 택배비 일부를 지불하고 돌려받을지는 판매전에 선택해야 한다. 어차피 정리할 책이라는 생각에 폐기 처분을 체크했다가, 막상 정리 대상이 되자 많이 속상했다. 뒤늦게 연락해서 사정도 해 보았지만 처음 결정을 번복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아끼던 책이 아니었는데도 마음이 힘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무조건 반송받는 것으로 선택한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책을 보면 괜히 반갑다. 그래, 잘 왔어. 나도 보내기 싫었어.
온라인 중고서점 판매가격
한 번에 15~18권 정도 판매하면 보통 2~4만 원 정도 받는다. 일반적으로 신간서적은 책값의 1/3, 일 년 이상이 되면 1/10~1/20 정도로 가격이 뚝 떨어진다. 즉, 12,000원인 책을 신간일 때 판매하면 4,000원, 구입한 지 일 년이 지나면 1,200원, 그리고 더 오래 시간이 지나면 600원 정도 쳐 준다.
어떤 책을 팔면 좋을까?
그나마 신간 가격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중고서점에 파는 책은 신간 위주로 채운다. 올해 구입했지만, 다시 읽지 않을 거 같은 책이 일 순위이다. 나머지는 오래된 책 중에 매입 가능한 것으로 채운다.
장점: 한꺼번에 많은 양의 책을 판매할 수 있다.
단점: 가격이 얼마 안 되며, 반송될 수도 있다.
회원에게 팔기
원하는 금액으로 판매하고 싶으면 '알라딘 회원에게 팔기'(예스24는 '내 가게에서 팔기')를 신청할 수 있다. 책을 한 권씩 등록하고 가격도 본인이 책정한다. 주문 요청이 들어오면 승인하고 포장해서 집 앞에 두면 지정 택배사가 수거해 간다. 택배비는 구입자 부담이다.
나는 '절판된 고가의 전문서적'은 '회원에게 팔기'를 이용한다. 중고서점은 절판된 도서를 취급하지 않고, 고가의 책도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만 매입하기 때문이다.
단지, 언제 팔릴지 모르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사이트에 판매할 책을 등록하고 잊고 지내다 보면 어느 날, 요청이 들어오고 그때 포장해서 보낸다. 가격을 낮추면 더 빨리 처분 가능하지만, 한 권 팔고자 책 택배 포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지는 않는다.
장점: 가격이 합리적이다. 고가의 책을 팔기에 좋다. 절판된 책도 판매 가능하다.
단점: 판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단 한 권을 위해포장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당근에서 팔기
아이전집 처분은 여기에서 한다. 아동도서는 중고서점에서 잘 매입해 주지 않으며,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회원에게 팔기를 하기도 번거롭다. 당근에 들어가서 시세를 확인하고 가격을 결정한다.
버리기
이도 저도 아니면 재활용품 수거일에 버린다.
포스트잇 활용하기
나는 책을 꽤 깨끗하게 보는 편이다. 밑줄을 치거나 메모를 하지도 않는다.
주로 도서관 책을 이용하고 새 책은 그때그때 처분하기 때문에 더욱 깨끗하게 읽는다. 그래도 밑줄을 치거나 메모하고 싶을 때는 포스트잇을 활용한다. 페이지 표시용 뿐 아니라 밑줄이나 메모용까지 다양하게 있다.
밑줄용 포스트잇
남기기
초반에 열심히 처분했고, 이제는 200~300권 정도 소장하고 있다. 아이책도 있으니 내 책은 200권 이하로 줄이는 것이 목표이다. 미니멀라이프는 정말 소중한 것을 남기기 위해 다른 것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 스테디셀러,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책, 오래 가지고 있어 추억이 있는 책, 그리고 작가 사인을 받은 책은 꼭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