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 유대인의 지혜수업

by 사막여우

탈무드는 구약 성서의 토라, 즉 모세오경(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을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지킬지에 대한 유대교의 심층적인 토론을 담은 책이다. 모세 오경은 유대교뿐 아니라 기독교와 이슬람교에서도 경전으로 중요하게 여겨진다.


유대교는 현실적인 종교로, 기독교나 이슬람처럼 천국을 추구하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규율을 지키는 데 집중한다. 이러한 현실적인 접근 방식은 신약 성경에서 율법주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예를 들어, 안식일에 이민족이 유대인 도시를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계명에 따르면 유대인은 안식일에 일을 할 수 없으므로 무기를 들고 싸울 수 없다. 하지만 유대교에서는 토론을 통해 '한 번의 안식일을 어기고 더 많은 안식일을 지킬 수 있다면 불가피하게 안식일에 일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종교적 모임을 최소화하라는 지침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즉, 탈무드는 경전의 규율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하부르타 독서 토론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하부르타는 '친구'를 의미하며, 짝을 이루어 질문과 토론을 주고받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교육 방법이다.


유대인은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 중 22%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보여준다. 이는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과 탈무드, 하부르타와 같은 독특한 교육 방법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탈무드가 주로 우화집 형태로 소개되어 친숙한 이야기가 많다.


이 책은 탈무드를 종교적인 내용이 아닌 사고 훈련을 위한 토론집으로 접근한다. 각 장마다 주제를 제시하고 탈무드식 사고 훈련 방법을 소개한다. 종교 서적이 아닌 자기 계발서 관점으 읽거나, 이 책의 주제를 활용하여 토론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탈무드에서는 악인이 선인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 지금까지 그렇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 온 사람이 한 번에 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악한 방법으로 나름의 성공을 거둬온 사람은 특히 더하다. 그러므로 악인과는 될 수 있으면 거래하지 않는 것이 처세의 지혜다. (p110)


네 원수를 사랑하라는 신약의 말씀과 사뭇 다르다.


탈무드를 제대로 공부했다면, 유대인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세상이 선하고 아름다운 곳만은 아니라는 현실을 분명히 깨닫게 된다. (p112)


여유가 있을 때 공부하겠다고 하지 말라, 그런 여유는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 (115)


많은 학자나 지도자들 가운데 그가 참 스승인지 아니면 거짓 교사나 위선자인지 알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그가 고난에 처했을 때 어떤 자세와 모습을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비단 지도자들뿐 아니라 사람의 진가는 그가 고통당할 때 나타난다고 한다. (p118)

'먹는 것에 의해 내가 결정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유대 사상중 하나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들의 몸에 들어가는 음식에 신경 쓸 뿐 아니라, 자신들이 듣는 음악이나 보는 영화, 드라마와 읽는 글에도 신경 쓴다. 사람은 바로 자신이 육체와 정신으로 섭취한 것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p126)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먹는 것, 보는 것, 듣는 것, 그리고 때로는 만나는 사람들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p127)


탈무드식 토론에서 지지하기는 "저도 당신의 의견에 동의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넘어, 그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자료나 다른 논리를 보충할 수 있다.

탈무드식 토론의 목적은 누구를 이기거나 자기 논리를 방어하기 위한 싸움 실력 향상이 아니다. (p246)


아무리 하늘에서 받은 절대적인 원리라고 하더라도, 그 원리가 모든 장소, 모든 경우에 진리일 수 없다. 주어진 때와 상황에 맞는 최대한의 진릿값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해야 한다. (p266)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라.

"나는 당신의 말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말할 수 있는 권리는 목숨 걸고 지키겠다." (p267)




출판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받은 도서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중고책 정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