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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야 May 20. 2019

오늘의 성장 일기

#1. 나잇값에 맞는 성장을 하고 싶다


성장 [명사] 사람이나 동식물 따위가 자라서 점점 커짐

그저 나이를 먹어서 키가 커지고 몸무게가 늘어난다는 것만으로 우리가 성장했다고 할 수 있을까? 나이라는 숫자가 커지면 성장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회사가 성장한다는 것은 단지 회사가 오래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성장했다고 하지 않는다. 매출액이나 종업원, 영업이익, 주가 등 숫자로 치환될 수 있는 것들이 정량적으로 늘어났을 때 우리는 회사가 성장한 것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어떻게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나는 나잇값을 하고 있나?

우리가 나잇값을 하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나이에 맞는 값은 누가 메기는 것일까? 나이가 많아지면 값이 오르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5천 원이면 족한 건지 10만 원이라도 부족한 건지 잘 모르겠다는 말이다. 사람을 평가할 때 우리는 흔히 "그 친구, 어려움을 겪더니 많이 성장한 것 같아" 라던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더니 진급하고 나서 리더십이 많이 성장한 것 같아"와 같은 말을 주고받는다. 여기서는 성장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비례해서 그 무언가의 크기가 커졌다는 것까지는 어렴풋하게 알 것 같다. 


반대로, "결혼했는데도 아직 저 친구는 나잇값을 못하고 있어" 라던지 "회사에 들어갔으면 이제 피터팬 신드롬에서 벗어날 때도 되었는데.. 아직 어려" 이런 말들을 들여다보면 뭔가의 인생의 크고 작은 이벤트를 전후로는 기대되는 행동도 변해야 된다는 인식이 존재하고, 이것이 일반적으로 사람의 성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동된다는 점도 엿볼 수 있다. 입학, 졸업, 결혼, 입사, 퇴사, 은퇴, 임신, 출산, 사랑, 이별, 아픔과 같이 개인적 소사로부터 시작해서, 탄핵, 선거, 전쟁과 같은 사회적인 이벤트까지 각자의 경험을 관통하는 것이 성장과 관련이 있고, 그것이 작은 성장 일기로 기록될 수 있는 것이다. 


성장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한다는 것은 때로는 미로를 헤매는 것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여정의 탐험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하루의 나잇값만큼 성장하기를 바라지만, 어쩌면 하루 종일 제자리를 맴돌았는지도 모른다. 때로는 나의 작은 성장을 위해서 격정적인 삶의 태도를 취했다가, 또 어떤 날은 아무것도 아닌 일로 끝없는 무기력감에 빠져들어 과거로 회귀하기도 한다. 


자신의 내면만을 들여다보면서 성장을 바라고 노력하는 것은 마치 요동치는 파도에 올라탄 것처럼, 어떤 날은 만족감에 도취했다가도 다음날은 끝없는 실망을 되풀이하는 모습과 같을 수 있다. 성장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잣대로는 절대로 평가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성장을 원한다면, 나 자신을 발판으로 만들어 낮은 곳에 내려놓고, 그 위에 맨발로 올라서서 높은 곳을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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