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돔싸이, 가보셨나요?

검은 도화지에 실수로 뿌린 반짝이풀 같았죠.

by 윤수빈 Your Celine


한국에 돌아온 지 여러 달이 지난 지금, 아직도 삶의 한구석엔 이 시간들이 무르익어 자리하고 있다.

갑갑하고 반복된 일상을 견디는 여러분에게 뭉근한 추억을 나눠드리고자

열흘간의 우돔싸이를 찬찬히 그려보려 한다.





비엔티엔까지 하늘에서 4시간

연착으로 공항에서 4시간

루앙프라방까지 하늘에서 1시간

우돔싸이까지 비포장도로에서 6시간

새벽 1시, 프언밋 학교에 도착했다.



라오스에 대해서 아는 건 방비엥, 블루라군, 꽃보다 청춘(?)

동남아 여행도 가본 적 없는 내가

이름도 낯선 우돔싸이에 있다.



우돔싸이에서의 열흘을 색깔로 표현하면 노을 지는 주홍빛 하늘색이다.

따뜻한 감귤 색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매일의 하늘은 다르게 예뻤다. 하루하루 그 날의 느낌에 충실하고 서로 덕분에 마음 따뜻한 시간이었다.






흔들리는 미니 벤을 타고 어두운 밤을 달리며 “우와 하늘 봐!!!”하고 외쳤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은 도화지에 실수로 뿌린 반짝이풀 같았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본 적 있어?"라고 물었던 이들만의 풍경을 드디어 보다니.


그 뒤로 우리는 한참을 창문에 붙어 밤하늘을 올려다봤었다. 행복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강렬하게 낯선 이곳의 분위기에 취해 잠들었다.



우돔싸이는 라오스의 작은 시골마을이다.

도시와는 강한 이질감이 드는 순수함이 느껴지는 곳.

쏟아질듯한 별들 사이로 보이는 밤하늘의 별자리와

처음 만난 우리들에게 그런 별만큼 반짝이는 두 눈으로 폭 안기는 아이들.

나에겐 모든 게 낯선 것들이 이곳에선 당연한 듯했다.





곳 환경에 아무런 기대도 예상도 하지 않았던 탓일까, 작은 것들마저 감사하게 느껴졌다.

예를 들면 따뜻한 물이 나오고,

앞으로의 아침과 점심 메뉴인 쌀국수와 볶음밥이 입에 잘 맞는다는 것.

시원하고 달달한 연유라떼는 하루의 행복이었다.

라오스는 커피가 유명하다던데.

왜 우리나라 별다방엔 라오스 커피가 없는 걸까.





이 곳의 날씨는

한국에서 패딩을 싸매고 다니던 2월의 겨울날, 선선한 여름 혹은 가을이었다.

오후 5시가 넘으면 신기하게도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첫날 잠에 들었을 땐 차가운 공기에 몇 번 잠이 깨곤 했다.


오늘 밤은 침낭 두 개를 겹칠 생각이다.







새 학년이 시작할 때 마다 다이어리의 마지막장을 펼쳐 버킷리스트를 작성한다.

30개정도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나면, 두 가지로 분류된다.

'올해에는 해야할 것들'과, '올해에도 어려울 것들'.


올해에도 어려울 것들에 3년째 오른 단골 항목은 해외봉사였다.

대학생 때에만 할 수 있는 단기 해외봉사는 졸업 전에 무조건 한 번은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졸업 전, 용기내어 해외봉사를 신청했다.

오래도록 진한 향기를 남긴 추억이 만들어졌다.


함께한 15명의 단원 모두가 빛나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인가보다. 인연의 소중함에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있었기에 고민되는 순간도 대담히 맞설 수 있었다. 약 3개월간 이를 위해 보인 한명 한명의 열정과 고뇌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낯선 환경에서 어떻게 벼텼냐는 물음에 즐겼다고 답할 수 있었던 건 함께였기 때문이다.


큰 경험을 지나오고 나면, 작은 것들에 용기를 얻어 삶의 동력이 되어주곤 한다. 그래서 자신의 가능성과 새로운 감정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해야 한다. 때론, 타인의 감정이 되려 귀감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함께했던 뭉근한 시간들을 기록하는 이유이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고민하는 일이 있다면 용기내어 새로운 경험에 발을 들여보길. 분명 이보다 더 울림이 있었던 경험들을 떠올리며 그때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