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나무와 창호지가 만들어내는 묘한 냄새,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울려 퍼지던 나무들의 속삭임. 정각이 되면 뻐꾸기가 시간을 알려주던 안방. 비 오는 날 처마에서 떨어지는 비와 그 아래 빗물이 한긋 담긴 페인트 바게스.
눈을 감고 잠이 스스륵 들려하는 찰나 지금은 존재 하지 않는 곳의 냄새와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존재하지 않는 공간. 그러나 눈을 감으면 선명히 나를 반기는 그곳. 오래된 피아노 건반을 누르면 온 집이 공명을 하며 연주자의 존재를 축복하던 곳.
함께 빚은 만두로 만둣국을 해 가져 오시던 할머니의 주름지지만 그만큼 더 단단한 손 끝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