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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윤식 Feb 06. 2020

국립중앙과학관 관람기 Part 1, 자연사관

한반도 땅덩어리와 그 위에 출현한 생물들의 진화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보고 읽은 것을 잊기 아까워 기록한다. 중고등학교 수준이지만 몰랐기에 기초 과학 지식을 요약하고 정리했다.


수년 전 시작된 우주에 관한 관심이 지금은 과학 전 분야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타지에 가면 그곳의 과학 관련 시설을 둘러보는 게 중요한 일정이 됐다. 지난 1일에는 대전을 다녀왔다. 마침 카이스트 인근에서 일을 본 터라, 마치고 가까운 국립중앙과학관으로 향했다.

국립중앙과학관 전경이다. 가운데 놓인 동그란 반원 지붕으로 기준으로 왼쪽에는 인류관과 자연사관, 오른쪽에는 과학기술관과 천체관이 있다.

창의나래관

국립중앙과학관 정류장에서 내려 과학관으로 걸어갔다. 어린이과학 놀이터를 지나면 우측에 창의나래관이, 좌측에 사이언스홀이 보인다. 창의나래관으로 들어갔다. 1층에는 ‘슈퍼버그 : 우리의 삶을 위한 투쟁’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슈퍼버그 : 우리의 삶을 위한 투쟁’ 특별전은 영국과학박물관에서 기획하고 제작한 전시다. 항생제 오남용의 문제와 함께 항생제의 유익한 활용 사례를 언급했다. 구리를 이용한 소독과 세균 감염 치료를 위해 코모도 도마뱀의 침을 활용하는 것을 새롭게 알았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다르다.

전시에서 세균과 바이러스의 차이를 처음 접했다. 세균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박테리아, 바이러스는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없어 기주의 인자들을 이용하는 존재다. 둘 다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미생물이며 유전물질을 가졌다. 그러나 항생제로는 세균만 죽일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감기는 항생제로 치료하지 못한다.


창의나래관 1층과 2층에서는 전기와 레이저 체험, 증강현실, 가상현실, 드론 공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흥미가 없어 둘러보진 않았다. 관람료는 유료다. 1층에는 열쇠형 물품 보관함이 있다. 건물을 나와 사무동인 사이언스 홀을 지나쳐 자연사관으로 걸었다.


트리케라톱스 전신골격(왼쪽), 타르보사우루스 전신골격(오른쪽)
티라노사우르스 두개골, 알로사우루스 전신골격, 브라키오사우르스 대퇴부(왼쪽부터).

자연사관

본관 좌측의 1층에는 자연사관 2층에는 인류관, 우측에는 과학기술관과 천체관이 위치한다. 먼저 자연사관으로 입장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에 서 있는 커다란 트리케라톱스의 뼈 모형이 보인다. 그 옆에는 타르보사우르스, 뒤에는 알로사우루스 전신골격이 세워졌다. 그밖에도 티라노사우르스의 두개골, 브라키오사우르스의 대퇴부가 전시됐다.


오른쪽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국내외 운석과 1972년 12월 7일 발사된 아폴로 17호가 달에서 채취한 월석 일부를 보았다. 2014년 화제가 됐던 진주 운석도 있다. 그다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의 흔적인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놓여 있었다.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인 남세균이 흙과 퇴적된 암석이란다.

월석, 달에서 가져온 돌이다. 아폴로 17호가 달에서 채취한 112kg 중 일부다.

오른쪽으로 계속 돌면 한반도 지형의 생성 과정과 그 시기에 살았던 생물의 표본과 화석을 볼 수 있다. 전기 고생대의 지구에는 곤드와나 초대륙, 로렌시아, 발티카, 시베리아 등 4개의 대륙으로 육지가 존재했다. 땅 위에는 생명이 없었으며, 한반도는 세 개의 땅덩이로 분리되어 있었다.


당시 해발 1000m를 넘는 강원도 산간지역은 모두 따뜻한 바다 아래에 있었다. 그래서 태백 지층에서 삼엽충과 완족동물, 두족류의 화석이 발견된단다. 땅의 위치도 지금의 적도 부근이다.

모로코에서 발견된 캄브리아기 삼엽충의 화석이다.

슬슬 어류가 양서류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양서류는 알을 물에 낳아야 했기에 육지에서 살기 어려웠다. 그러다 태아를 보호할 수 있는 딱딱한 알을 낳기 시작하여 육지에 완벽히 적응한 파충류로 다시 진화했다.


후기 고생대 석탄기에는 날개폭이 75cm에 달하는 잠자리와 노래기 등 절지동물이 존재했다. 이건 식물이 번성하여 광합성으로 생성된 대기 중 산소의 양이 지금보다 50% 이상 많았기 때문이다.

말미잘(출처: 위키피디아)

식물은 스스로 영양분을 만드는 다세포 진핵생물이다. 현재 육지 식물은 약 4억 7천5백만 년 전 수중 녹조류로부터 진화했다. 그 후 물과 영양분이 운반되는 관다발을 가진 식물의 출현, 중기 고생대 말 씨앗을 통해 번식하는 식물이 출현, 후기 고생대 동안 기후는 따뜻하고 습하여, 늪이 발달. 이 늪지대에서 속새류, 종자고사리류, 석송류, 구과류, 소철류 등이 번성했다. 이 식물들로부터 넓은 석탄층이 형성됐다.


중생대 동안 판게아가 분리되면서 대륙들은 현재의 위치로 이동, 대륙 사이에 대서양과 같은 해상이 생겼다. 육지에는 공룡과 같은 파충류가 번성, 트라이아스기에 한반도를 이루던 세 개의 땅덩어리가 충돌하여 하나로 합쳐지기 시작했다. 남부지방에는 공룡과 익룡이 번성했다.

북한산 백운대와 인수봉(출처: Pixabay에서 dae jeung kim님의 이미지)

중생대 동안에는 한반도 지각 아래로 고태평양판이 섭입하여 땅덩어리가 변형되었고, 화산 활동이 수반되는 과정에 화강암질 마그마가 상승하여 냉각되어 북한산, 설악산, 속리산 같은 산을 형성하게 되었다.


시기별 한반도의 변화와 다양한 화석을 만났다. 교과서에서 보던 시조새, 우리나라 이름이 들어간 공룡인, 코리아노사우르스 보성엔시스,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 등의 뼈 모형을 봤다.


신생대에는 포유류가 등장하고, 동해가 열리고, 화산활동으로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 백두산이 생겼다. 지금과 유사한 식물이 번성했으며, 한반도에 인류가 생활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약 3천만 년 전쯤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지각이 북쪽으로부터 갈라지며 동해가 열렸다. 그리고선 2천3백만 년 전에서 1천만 년 사이에 더 멀어지면서 태평양 바닷물이 유입됐다.

지질시대표

지질시대는 ‘대 > 기 > 세’로 구분된다. 시대순으로 대는 시생대, 원생대,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나뉜다. 고생대는 캄브리아기, 오르도비스기, 실루리아기, 데본기, 석탄기, 페름기로, 중생대는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로 다시 분리된다.


신생대는 고제3기, 신제3기, 제4시기로 나눈다. 다시 고제3기는 팔레오세, 에오세, 올리고세로 신제3기는 마이오세, 플라이오세로 제4기는 홍적세, 충적세로 쪼개진다. 시대별 출현 고생물은 이미지로 첨부한다.


서해는 빙하기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해수면이 지금보다 100m 낮아 육지였지만, 이후 해수면이 상승하여 바다가 됐다. 제주도는 약 2백만 년 전 마그마가 화강암과 대륙붕 퇴적물로 이뤄진 지각을 뚫고 분출하여 형성됐다.


마지막 빙하기는 11만 년 전부터 1만 2천 년까지다. 적도를 기준으로 북위와 남위 40도까지 빙하가 존재했다. 해수면은 지금보다 130m 낮아서 베링해협이 육지였다. 이곳으로 현생 인류를 포함한 많은 동물이 아시아에서 북미로 이동했다.

매머드의 전신 모형이다.

자연사관 중앙의 오픈 수장고에는 수많은 종의 표본이 전시됐다. 그중에서 매머드의 전신 모형이 인상적이다. 동그랗게 말아 올라간 뿔의 기세가 위압적이다. 덩치는 지금의 코끼리보다 훨씬 커 보였다.


자연사관 좌측 5구역에서는 생물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입구에는 생물의 분류표가 표시돼있다. 모든 생물은 공동 조상에서 진화로 나뉘었다. 그 분류를 그림과 함께 간단히 적어본다.

생물의 계통수와 생물의 분류표다.

생물은 세균역, 고세균역, 진핵생물역으로 구분된다. 세균역은 세균계, 고세균역은 고세균계로 이어진다. 진핵생물역은 원생생물계, 식물계, 동물계, 균계로 다시 갈라진다. 계급은 ‘역 > 계 > 문 > 강 > 목 > 과 > 속 > 종’로 단계가 이뤄진다. 늑대를 살펴보면 ‘진핵생물역 > 동물계 > 척사동물문 > 포유강 > 식육목 > 개과 > 개속 > 늑대’로 분류된다.


동물계는 다세포 생물로 핵막과 세포 소기관이 있고, 세포벽이 없다. 엽록체가 없어 광합성을 하지 않고 운동기관을 통해 이동하고 먹이를 섭취하여 양분을 얻는 ‘종속영양생물’이다. 이는 몸의 대칭성, 배엽의 형성과 수, 원구와 입의 관계, 체강의 종류, 척삭의 유무, 체절의 유무 등에 따라 구분된다.

대장균(출처: 위키피디아)

세균계는 단세포 생물로 핵막과 세포 소기관이 없고, 펩티도글리칸 성분의 세포벽이 있다. 영양 방식에 따라 종속영양세균과 독립영양세균으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폐렴 쌍구균과 대장균 등은 유기화합물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종속영양, 남세균은 빛, 황세균류와 철세균류 등은 화학 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독립영양세균이다.


고세균계는 단세포 생물로 핵막과 세포 소기관이 없고 단백질성 성분의 세포벽이 있다. 서식지에 따라 극호염균, 극호열균, 메탄 새성균 등으로 구분된다.  극호염균은 염전과 사해 등과 같은 염분 농도가 높은 곳, 극호열균은 황이 풍부한 화산 온천이나 심해의 열수구 등의 온도가 높은 곳, 메탄 생성균은 습지와 늪, 초식 동물의 장, 하수 처리 시설, 심해 서식지 등 산소가 부족한 곳에서 서식한다.


원생생물계는 대부분 단세포 생물이지만 군체를 이루거나 다세포성인 것도 있으며 핵막과 세포 소기관이 있다. 영양 방식, 엽록소 종류, 운동성과 운동기관의 종류 등에 따라 구분된다.


독특한 편모를 가진 유글레나류와 편모충류, 실 같은 위족을 내는 유공충류와 방산충류, 균류 및 동물과 유연관계가 가까운 점균류와 아메바류, 2차 내부 공생으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포자충류와 섬모충류, 난균류, 육상 식물과 유연관계가 가까운 홍조류와 녹조류 등이 있다. 조류는 단세포 또는 다세포 생물로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며 생산자 역할을 한다.

버섯(출처: pxhere)

균계는 다세포 생물로 핵막과 세포 소기관이 있고, 키틴 성분의 세포벽이 있다. 균사 중간에 존재하는 격벽의 유무와 포자의 형성 방법에 따라 접합균류, 자낭균류, 담자균류로 구분된다. 균사에 격벽과 자낭 포자가 있으면 자낭균류, 담자포자가 있으면 담자 균류, 격벽이 없는 접합포자는 접합균류다.


예를 들어 거미줄곰팡이류와 털곰팡이류는 접합균류. 푸른곰팡이류와 누룩곰팡이류는 자낭균류. 송이버섯과 표고버섯은 담자균류다. 조류와 균류가 공생하는 지의류도 있다. 바위나 나무 등에 붙어살며 대기 오염의 지표생물로 이용된다.


고사리는 양치식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이다.

식물계는 다세포 생물로 핵막과 세포 소기관이 있고 셀룰로스 성분의 세포벽이 있다. 관다발 유무, 번식 방법, 씨방의 유무에 따라 선태식물, 양치식물, 겉씨식물(나자식물), 속씨식물(피자식물)로 구분된다.


선태식물(이끼식물)은 관다발이 없다. 양치, 겉씨, 속씨는 관다발이 있다. 양치식물은 꽃이 피지 않고 포자로 번식한다. 겉씨와 속씨는 꽃이 피어 종자 번식한다. 겉씨는 씨방이 없고, 속씨는 씨방이 있다.

잠자리는 고생대의 석탄기 경부터 출현한 원시적 곤충이다(Pixabay에서 Josch13님의 이미지).

곤충은 머리, 가슴, 배로 이루어져 있다. 세 쌍의 다리를 갖고 좌우대칭 구조를 한다. 큐티클층이라고 부르는 외피로 덮여 있다. 날래가 없는 무시곤충군, 날개가 있는 유시곤충군으로 나뉜다. 유시곤충군은 날개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신시곤충군, 그럴 수 없는 고시곤충군으로 구분된다. 신시곤충은 탈피 과정에서 번데기 시기를 거치지 않는 외시류(불완전 변태류)와 번데기 시기를 갖고 애벌레와 성충의 형태가 완전하게 달라지는 내시류(완전 변태류)로 갈라진다.


모기는 파리를 뜻하는 Mosc와 작다는 뜻의 ito가 합쳐진 것으로 작은 파리를 뜻한다. 평균 5~10일 산다. 모기는 흡혈 대상을 시각으로 1~2m는 시각으로, 사람이나 동물이 배출하는 CO2는 10m, 젖산은 20m에서 감지한다. 페로몬, 체온, 습기도 감지한다. 자기 몸무게의 2~3배 되는 6~9mg을 흡혈한다.


가오리는 연골어류 홍어목에 속한다(Pixabay에서 Axel Schäfer님의 이미지).

어류는 머리, 몸통, 꼬리 및 지느러미로 이뤄져 있다. 알을 낳아 번식하고 대부분 비늘로 덮여있다. 아가미로 호흡하고 지느러미로 운동한다. 턱뼈가 없는 무악어류, 있는데 뼈가 연하고 부레가 없는 연골어류, 턱뼈가 있으며 뼈가 단단하고 부레가 있는 경골어류로 구분된다.


참고로 어류의 비늘은 탈피하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하기 때문에 나무의 나이테처럼 성장선이 있어서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양서류는 4개의 다리를 가지며 물에 알을 낳아 번식한다. 어린 시기에는 물속에서 살며 아가미로 호흡하고, 변태를 거쳐 성체가 되면 육지로 올라와 폐와 피부로 호흡한다. 꼬리가 없는 무미류(개구리류, 두꺼비류)와 꼬리가 있는 유미류(도롱뇽류)로 구분된다.


파충류는 폐로 호흡하고 대부분 알을 낳아 번식한다. 피부는 각질의 비늘로 덮여 있어 육지에 살아도 몸 안의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준다. 전체가 골판으로 덮인 악어류, 등갑과 배갑이 있는 거북류, 다리만 있는 도마뱀류, 아무것도 없는 뱀류로 나뉜다.

열육치는 위아래 이빨이 맞물려 가위처럼 고기를 자른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을 확실하게 구별 짓는 것은 열육치다. 열육치는 육식동물이 고기를 자르는 날카로운 어금니다.


포유류의 가장 큰 특징은 젖샘과 털이다. 젖샘은 땀샘이 변형, 확대된 것이다. 대부분 포유류는 짝수의 젖샘을 갖는다. 보통 출산 시 한 번에 갖는 새끼의 수와 비슷한 쌍을 가진다. 예를 들어 1마리면 1쌍의 젖샘을 가진다.


조류는 이빨이 없는 부리, 앞다리가 변형된 2개의 날개를 가진다. 번식기에 소리를 내는 명금류, 물갈퀴로 헤엄쳐 다니는 수금류, 물가를 걸어 다니는 섭금류, 육식성 새인 맹금류로 구분된다.


한반도에서 사라진 어류는 민물고기류인 철갑상어와 종어(메기목 동자갯과)다. 1995년 12월 금강 하구에서 철갑상어가 마지막으로 포획됐다. 한반도에서 사라진 조류는 황새다. 1971년 한 쌍이 발견됐으나 수컷은 밀렵으로 희생됐고 혼자 남은 암컷은 1994년 수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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