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숙명을 가진 캐릭터는 빤쓰만 입은 채로 대모험에 내던져진다. 신비한 마법 스킬과 검술을 쓰고 싶어도 현재 그가 손에 쥔 것은 나무 작대기와 숲에서 주운 약초뿐, 거지가 따로 없다. 그는 이제 ‘스탯’을 올려야만 한다. 스탯을 잘 올리면 강력한 검술과 마법을 사용하는 캐릭터가 되어 세상을 쥐락펴락하겠지만, 잘못 올리면 똥망캐가 된다. 이제 막 대모험에 뛰어든 당신은 이 세계의 유일무이한 강자가 될 수도 있다. 스탯을 올리는 새로운 룰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롤플레잉 게임에서 ‘스탯’은 캐릭터의 능력 수준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마법사는 지혜와 마력의 수치를 높여 마법 스킬을 강하게 하고, 전사는 힘과 체력을 늘려 물리 공격력을 높이는 게 캐릭터 육성의 정석이다. 각자의 직업에 맞는 옷과 무기, 스킬과 스탯을 알맞게 배치하여야 렙업도 퀘스트도 수월해진다. 하지만 당신의 마법사가 체력만 잔뜩 늘린 상태에서 전사의 갑옷과 무도가의 맨주먹으로 사냥터에 나간다면 어떨까? 님의 마법사는 스탯 망캐로 곧 코마 상태에 빠질 것이다. 이렇게 정석에서 벗어난 육성법이 게임에서는 코마를 앞둔 망캐를 만들지만, 다른 차원에서는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강려크한 캐릭터를 만들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도 있다.
<스탯β>의 멤버들은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능력치를 키운다. 어제까지는 페인팅에 +1을 거듭했다면, 오늘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눌러보지 않았던 능력에 +1을 클릭한다.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게임에 뛰어든 각자의 캐릭터가 미래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최소한 이러한 방법론이 있다는 것을 다음 유저들에게 알릴 수는 있다. 마법사가 던전에서 레벨업의 성취를 이룩하듯이, 앞이 보이지 않는 혼란은 캐릭터를 더 강하게 할 것이다. 호기심으로 무모하게 스탯을 올리는 건 보통 삽질로 끝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혹시 모른다. 아주아주 운이 좋으면 레전드가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