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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이 말이 생각났습니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생산 능력에 대한 이전의 야만적 통제 형태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강화하고 일반화시킨 것이다.”
이전 매트릭스 트릴로지가 ‘시뮬라시옹’을 주제로 다뤘다면, 이번 매트릭스는 반복되고 강화되고 일반화된 ‘자본주의와 미디어’를 ‘시뮬라시옹’ 위에 덧 씌운 것 같습니다. 세 번 정도 보고 나서야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쉬운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액션, 사랑, PC(정치적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 페미니즘은 영화의 재미를 위한 보조적인 윤활유 정도로 보입니다.
‘메타’적인 대사도 많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대사보다는 <매트릭스 4>라는 영화 자체가 메타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운명’처럼 느껴집니다. 새롭게 등장한 설정들은 ‘자본주의와 미디어’를 은유하고 비판하는데 효과적이었습니다. 이전 매트릭스보다 더 부드러워진 것도 좋았습니다. 아마도 이 ‘부드러움’을 싫어하는 관객들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더 자세하게 얘기하고 싶지만 그러면 아직 보지 못한 분들에게 폐가 될 것 같아 여기서 줄입니다.
제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