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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타 Jul 22. 2023

기준

운전 중에 라디오에서 조성진이 연주하는 녹턴이 나왔다. 쇼팽 녹턴 Op9.No2. 가장 유명한 그 곡이다. 길이 막혀서 자연스럽게 연주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조성진의 녹턴을 들은 것은 처음이다. 


뭔가 ‘공격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다이내믹이 강하다. 앞뒤로 밀고 당기는 타건의 박자감과 음량의 변화가 내 예상을 벗어난다. 머릿속으로 이 연주에 맞춰 드럼을 쳤다. 까다롭다. 움직임이 심해서 맞추기 힘들다. 내가 알고 있는 녹턴과 차이가 크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녹턴’이 뭐지. 나는 그동안 누군가 연주한 녹턴을 들어왔고 나도 모르게 그 녹턴을 ‘기준’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집에 들어와서 내가 그동안 들었던 녹턴을 찾았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이었다. 검색해 보니 쇼팽의 ‘교과서’로 알려져 있다. 많은 피아니스트가 루빈스타인의 쇼팽 연주를 ‘기준’으로 해서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변화를 준다고 한다. 


다른 유명한 연주자들은 어떤지 궁금해서 임윤찬의 연주를 찾아서 들었다. 조성진보다 더 화려한데도 부드러운 느낌이다. 


음악에는 정답이 없지만 취향은 있다. 루빈스타인, 임윤찬, 조성진 중에서 굳이 가장 좋아하는 연주를 고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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