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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캔두잇 Sep 22. 2021

연애, 어제보다 나은 나를 실천하다

[ 9월 20 ~ 22일 가계부] 283,300원 | 어제보다 성장한 나


21년 9월 20, 21, 22일 가계부 내역


총지출 : 283,300원


9월 20일


친구와 커피 : 11,900원

추석 전, 내가 전화를 했다. 친구의 이름은 '승준'이다. 승준이는 21년 초 지방직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근무하고 있다. 서로 일을 하면서, 만날 시간이 없는 와중 내가 전화를 걸었다.


"커피 사도!"


승준이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리고 또 다른 친구 '명회'도 불려 같이 보자고 하였다. 사실 나를 포함한 3명은 군대에서 인연이 닿아 이렇게 지속적인 만남을 하고 있다. 군대에서 인연이 여기까지 닿다니. 내 인생에서 정말 놀랄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초, 중, 고등학교 친구 자체가 없는 나로서,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정말 희귀하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다들 스펙이 뛰어나고,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그냥 평범하게 공무원 언저리다.


공무원도 되기 힘들긴 하지만, 대기업이나 공기업 직원들과 비교하면 그렇게 좋은 직업은 아니다. (워라벨 보장 이런 것도 없다. 오히려 대기업이 더 철저하게 워라벨이 보장된다) 그렇게 직장에서 있었던 일,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일, 돈 이야기 등등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이야기를 한 지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의 느낌만 기억할 뿐이다. 그건 바로 '편안함'이다. 그냥 편했다.


직장에서 눈치 보면서 이야기해야 했다면, 친구 앞에서는 그럴 필요 없다. 서로 겪었던 이야기를 하면 족하다. 세무 공무원인 '승준'이는 민원과 업무 이야기로 민원인, 상사, 인수인계 등을 말하는데 재미있었다. 내가 5년 전 느꼈던 경험을 지금 다시 보는 느낌이랄까. 물론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얼추 사회초년생의 느낌 언저리다. 오히려 직장에서 나보다 잘 적응하는 것 같았다. 특히 일을 척척 잘하니, 에이스랄까. 난 그러지 못했는데 ㅋㅋ


여하튼, 오랜만에 친구랑 만나서 이야기하니 정말 기분 좋았다. 가끔씩 연락해서 만나 서로의 이야기 나누는 경험도 소소하게 즐거웠달까. 친구들과의 인연이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란다.


9월 21일


어플 결제 : 9,900원


9월 22일


조카 3명, 엄마 용돈 : 260,000원


서면 가기 전 아메리카노 : 1,500원

오늘은 기분 전환으로 차려 입고 외출하였다. 외출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연애 문제가 마음대로 안 돼서, 나 자신에 화가 났기 때문'


나에게 약점이 2가지가 있다. 첫째는 가정환경이고, 둘째는 연애이다. 화가 난 이유는 두 번째 이유 때문이었다. 각 약점에 대해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가정환경은 어렸을 적 부모님의 영향이다. 부모님, 특히 아버지는 주사가 심했다. 내일 일 가야 하는 어머니를 괴롭히고, 술 먹고 어머니에게 폭력을 쓰는 등 평범한 가정은 아니었다. 난 그걸 보고 커왔고, 어머니에게 의존적인 성향을 가지게 되었다. 독립하기 전까지, 어머니가 해주는 모든 일들이 전부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하기 싫어도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하는데, 그 모든 일을 어머니가 하고 있었다. 난 일로 인해 스트레스받는다고, 나가서 놀고 온다고 그 일을 하지 않았다.


독립하고 나서 느낌이 달라졌다. 어머니가 없는 상태에서 필수적으로 해야 자잘한 일들을 나 혼자 하고 있다. 설거지, 요리, 청소, 정리 등. 하기 싫은 날이 많다. 물론 안 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나의 게으름의 대가는 내가 지불해야 한다. 밥을 안 해 먹으면, 배고픔은 내 몫이다. 청소를 안 해서 집 안에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는 것은 내가 청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장실 청소하기 귀찮아서 결국, 화장실 변기에 빨간색 곰팡이가 보이는 것도 내 책임인 것이다.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 요즘에는 인생이 이런 건인가 라고 체념한 상태이다.


다음, 연애이다. 최근 연애가 가장 아픈 부위이다. 2021년 1월부터 소개팅 부탁을 해보고, 소개팅 어플도 깔아서 해보고, 동호회 활동도 하고 있지만 아무 성과가 없었다. 소개팅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소개팅 어플에서 결제해보고, 좋아요를 누르지만 항상 돌아오는 건 거절뿐이었다. 동호회 활동하면서 괜찮은 사람이 있어 연락처까지 받았지만, 결국 거절당했다.


모두 추석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추석 날, 누나, 조카, 매형들이 거실에 있는 상황에서 비명을 질렀다. 왜냐하면 안 풀리는 연애가 너무 짜증 났기 때문이다. 이것도 못하는 나에게 화가 많이 났다.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정말 내 인연은 없는 걸까, 내가 별로라서 그런가, 연애든 결혼이든
그냥 포기하고 싶다.

지금 이 글을 적으면서 마음이 아프다. 화가 난다. 짜증 난다. 연애를 지속하기 앞서, 그냥 시작하는 것조차 힘들다니. 이런 내 현실이 너무 싫다. 하지만 포기하는 순간 거기서 끝이라고 생각하니, 그건 좀 그랬다.


그래서 '어제보다 나은 나'가 되기로 결심했다.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것보다 하기로 결정했다. 바로 관계와 연애를 주제로 하는 책을 모조리 읽고 실천하는 것이다. 즉, 책을 읽고 느낀 점, 책을 읽고 실천한 나의 관계와 연애의 고군분투를 이 브런치에 남길 생각이다. 앞으로의 글을 읽고 힘이 되는 말 남겨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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