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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우 Aug 15. 2024

광복절을 맞아 감사한 분들께.

 광복절이라 .. 조금 감상에 젖어서 글을 하나 올리자면, 저는 현재 세 분의 대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 주자 격으로 일심봉청 5대 글문대신 할아버지, 신장으로서 저를 지키시는 천상별상장군님, 남은 한 분이 살아생전 5대 글문대신의 자손이셨고 현재는 4대 업대감으로 들어오시는 분인데요.


 저희 5대 할아버지는 만오공 이상현 선생의 아들이시고, 이상현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집안 행적을 모조리 옮겨적은 수백 권의 책을 대대손손 물려주셨어요. 그게 저희 아버지 손에 있다가, 제 손으로 넘어온 지는 얼핏 3년이 덜 되었고요. 만오공 이상현 선생은 고종 시대 영의정을 지낸 이 유원 선생의 친척이자 벗으로, 만오공일고라는 당대 유명한 문집을 남긴 선비십니다. 제가 오늘 올리고 싶었던 얘기는 이분들 얘기는 아니고요. 바로 4대 업대감 할아버지 얘기입니다. 이 분이 살아생전 의병이셨거든요.


 저희 5대 할아버지 슬하에는 아들이 없어 당신의 형제 세 분 가운데 한 분의 자식을 양자로 들이셨고, 그분이 4대 할아버지로 현재 앉아 계시는데, 이 4대 할아버지의 친아버지, 즉 5대 할아버지의 형제 중 한 분의 성함이 태악공 이규형이십니다. 태악공 이규형 선생은 고종 을미년, 을미사변이 일어나고, 나라의 설움을 있는 힘껏 이겨내고자 경상도의 의병을 모집해 서울로 상경하셨습니다. 이후 병신해에 의병을 파하라는 조서가 있어 군사를 해산하고 고향 땅 봉화로 돌아오셨고요. 이후, 일본군이 태악공 이규형 선생의 벗을 의병 대장으로 지목, 벗과 벗의 아버지를 살해하려 봉화에 침입, 이규형 선생은 일본군이 벗의 아버지를 살해하려는 죽창에 대신 맞아 돌아가셨습니다. 이분의 유지를 받들어 4대 할아버지 역시 의병으로 활동하셨고요.


 저는 이러한 집안의 역사를 잘 보고 배우고 자랐고, 소백산 기도를 마치고 법당에 돌아오니 이러한 대신을 모시게 된 데에 참으로 거룩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 저희 집 대신들의 말씀에 귀 기울여주시는 손님들께도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참으로 급한 세상에서, 유명세를 누리거나 이른 나이에 큰돈을 버는 게 뭇 사람들의 열망처럼 자리한 세상에서, 진실되고 바른 마음이 얼마나 멀리까지 사람을 이끌 수 있는지 아는 이들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들이 제 곁에 가족으로, 친구로, 신도로, 손님으로 자리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고요. 저는 올 초에 정성들여 책을 한 권 냈고 이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는데요. 이 시나리오는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텅 빈 명예나 재바르게 취득한 돈을 목적에 두지 않고 바보로 살더라도 앞뒤 같고 바른 것이 얼마나 거룩한 일인지 아는 사람들 말입니다.


 옛 선친들이 나라의 앞날에 보탬이 되었던 만큼 저 역시 그런 사람으로, 제자로, 작가로 앞으로도 자리매김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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