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사랑하게 된 지 벌써 8년이 흘렀네요.도전과 실패, 불안과 자책을 반복해 온 이 시간 동안저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주고,또다시 도전할 수 있게 도와준 건 언제나 '책'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때때로 불안하지만 서점으로 향할 때면 발걸음이 그리 무겁지는 않습니다.저자와 또 책 속의 인물들과 대화하며 결국엔 저만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몇 년째 새해 목표 리스트에 '독서'가 적혀있는 분들,독서 습관을 만들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아래 6가지 방법을 한 번쯤은 시도해 보세요 :)
1) 애정하는 공간에서 책 펼치기
맑고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주말, 작은 돗자리와 물 그리고 좋아하는 책을 챙겨 집 근처 공원으로 향합니다. 답답하고 일상적인 공간을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자주 가는 집 근처 공원
책을 읽다가 고개를 들어 잔잔한 호수를 구경하고, 그러다 햇볕에 얼굴을 잠시 쬐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수다소리와 새소리에 귀 기울여보기도 합니다. 이런 곳에서는 숙제처럼 느껴지던 책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볼 수 있게 됩니다.
꼭 공원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가보고 싶었던 예쁜 카페, 오래간만에 떠난 여행지 등등 '아 여기 너무 좋다!'라고 느껴지는 공간에서 딱 10분만 책을 펼쳐보세요.
수원 행궁동의 한 카페, 이 분위기에 책 읽으면 얼마나 좋게요?
2) 저자, 인물과 수다 떨기
대체로 책은 새것이든 중고든 구입해 읽는 편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유독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아, 나도 이런 적 있었는데!' 하며 무릎을 치는 순간도 있고, '엥? 이 분은 왜 이렇게 생각하지?' 하며쉽게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나옵니다.
책 [그릿] 중
이런 부분들에 마음껏 줄을 치고, 제 나름의 생각을 끄적여봅니다. 어쩔 땐 '나랑 똑같네!' 정도의 간단한 한마디로, 어쩔 땐 책 한편이 꽉 채워질 정도의 분량으로 적기도 합니다. 아무리 좋은 책을 많이 읽어도 '내 생각'을 하지 않으면 글자들은 그저 흘러가버립니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면 저자 혹은 인물들과 필담을 나눈다고 생각하고 펜을 꼭 챙깁니다.
책 [소비단식 일기] 중
필담을 나누다 보면 그 사람의 생각과 경험이 나의 것과 융화되며당장 실천해 볼 수 있는 행동 리스트들이 나오기도 하고, 기대하지 않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책 읽어서 뭐 해.. 나한테 실질적인 도움도 안 되는데!'라고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오늘은 저자 및 책 속 인물들과 필담을 나눠보세요. 또 다른 독서의 세계를 경험하게 되실 겁니다!
3)잘 읽히지 않으면 덮어버리기
남들에게 좋은 책이라고 나에게도 반드시 좋은 책은 아니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나에게 좋은 책'을고르고, 읽는 노하우 같은 것이 생겼는데요. 일단 책을 고를 땐 가장 먼저 목차를 살펴봅니다. 흥미가 생기는 장을 읽어보며 내가 기대했던 내용이 맞는지, 또 술술 잘 읽히는지 확인합니다.
이렇게 확인을 하고 산 책도 집으로 돌아와 읽으려면 잘 안 읽힐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일단 책을 덮어버립니다. 장소와 시간을 바꿔서 다시 한번 읽어보고, 그래도 집중이 잘 안 되면 책장에 꽂아놓고 방치합니다.
구입한 지 3년 된 논어, 이제야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 정도가 지나 다시 그 책을 읽어보면 '이걸 왜 이제야 읽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관심사와 고민이 계속해서 바뀌고, 이에 따라 타이밍별로 내가 꽂히는 책들이 달라집니다.
어떤 책이 '재미있는 책', '도움이 되는 책'이 되는 데에는 인생의 타이밍이라는 요소가 매우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잘 읽히지 않으면 일단 덮고 '아직은 아닌가 보다~~ㅎㅎ'정도로 생각하는 편입니다.
4)고민이 생기면 서점에 가기
"왜 이렇게 불안한 느낌이 계속 들지? 어떤 이유일까, 그리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왜 나는 남자친구한테 자꾸만 의존하려고 하지? 내 사랑의 본질은 뭐지?"
"나는 왜 이렇게 일을 미루지? 왜 완벽함에 집착하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등등.. 살아가며 다양한 영역에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고민이 생겨납니다. 저의 경험은 너무나도 제한적이고, 그렇다고 주변에 이 모든 경험을 해본 사람들을 찾아 상담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책은 각양각색의 고민을 이미 마주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결했던 사람들과 만나기에 가장 효율적이지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유튜브나 SNS로도 만날 수 있겠지만, 책은 보다 자세하고, 또 완결된 형태로 저자의 고민과 경험을 간접체험해 볼 수 있어서저한테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나의 책장 중 일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5) 나만의 방식으로 기록하기
책을 본격적으로 읽은 지 4년 정도 되었을 무렵, 독서를 해도 크게 남는 것이 없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나름의 방식으로 기록해오고 있는데요.
노션에 기록 중인 리스트
노션에 독서 리스트를 만들어 읽은 책들은 되도록 남겨두려 합니다. 한 때는 네이버 블로그에 인상 깊었던 문구와 그에 대한 제 생각과 경험을 덧붙여 포스팅하기도 했습니다. 또 한 때는 노션 페이지에 간단하게 문구만 기록해두기도 했구요, 최근에는 노트에 필사를 한 후에 사진으로 찍어 노션에 올려두기도 했습니다. 통일된 형태로 기록을 남기면 가장 좋겠지만,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저만의 다양한 방식으로 독서 기록을 남겨보고 있습니다.
블로그 포스팅, 필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합니다
사실 아직 2-3번 읽고도 리스트에 기록을 하지 않은 좋은 책들이 책장에 아주 많은데요. 조금씩 시간을 내어 아주 간단하게라도 기록해두려 합니다. 독서 리스트가 쌓여가는 걸 보는 재미도 아주 쏠쏠하더라구요!
6) 다른 사람들과 함께 책에 대해 이야기해 보기
오랜 시간 혼자 책을 읽다가, 문득 '다른 사람들은 이 책 혹은 문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마침 지인이 독서모임에 초대를 해주었고, 덥석, 모임에 들었습니다. 1년 정도의 시간 동안 2주에 한 번씩 만나 인상 깊은 문구와 이를 어떻게 각자의 삶에 적용해 보면 좋겠는지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나름 혼자서도 다각도로 생각할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그 범위가 3배, 4배 이상 확장되더라구요. 혼자 책 읽기가 지루해진 분들이라면 독서모임에 잠깐이라도 참여해 보시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