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해신앙
모태신앙이라는 말이 있죠.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신앙이 있었다.
정말 그럴까요?
그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적어도 청년기를 지나며 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을 때, 그것을 개인의 '신앙'이라고 부를만 하다고 생각이 되지요. 보통, 모태 신앙이라함은 부모님 (주로 어머님?)의 영향으로 교회 생활을 일찍 접하며, 교회를 의무적으로(?) 오가다가, 어느순간 믿음이 생기는 경우를 일컫는것 같은데요. 모태신앙자들은 신앙생활을 잘 못한다고 해서,'못해'신앙이라고 하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못 한다는 것은 개인의 생각의 차이이겠지요. 교회를 안 다닌다거나, 교회는 나오지만 미적지근 적극적이지 않다거나요.
그럼 '못한', 모자란 신앙이 되는 걸까요? 과연 신앙에 잘함은 무엇이고 못함은 무엇일까요?
저 또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때부터 교회 생활을 접하게 되었고, 토요일에는 성가대 연습, 일요일에는 주일 예배, 방학이면 주일학교, 여름 겨울 매년 수련회, 때마다 있는 절기예배 등등 거의 모든 생활이 교회 중심으로 자라난, 모태신앙자라면 모태신앙자입니다. 길게 말하자면 어릴때부터 교회 다니던 사람.
그런데, 하루는 목사님께서, 하나님을 만나면 지난 자신의 모오오오오오든 죄악(!)을 돌아보며, 눈물 콧물을 쏟으며 주님을 만난 것을 감사하게 된다고 하시는 겁니다.
음?
큰일이네
하나님을 못 만난 것 같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나는 하나님을 믿는 건가?
흠. 당연한거 아니야?
아니야 안믿는거 같아. 눈물 콧물이 안나와.
죄아아아악에 대해서도 모르겠어
죄는 있겠지. 하지만 죄악! 벌레같은 내모습?! 적어도 벌레같진 않아.
아아.. 혼란스럽다.
왜 나는 뜨거운 신앙인이 안되었을까
왜 교회 모임이 식상한걸까
나도 "못해"신앙자라는 걸까
나는 분명히 하나님을 믿는데....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던 어느날, 저에게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부모님이 계신줄 모르거나, 찾아도 찾지 못하다가 찾게 된 순간, 그들은 서로 감격과 회한과 찾지 못했던 지나온 세월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목놓아 울을 것입니다. 그 감격은, 멀리 있었을수록, 오래 떨어져 있었을수록, 절박하게 찾았을수록 더욱 클거라 생각되네요. 평생 그 순간은 잊지 못하겠죠. 하지만 이미 안정된 부모의 가정에서 부모와 이미 함께 살고 있는 자녀들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요? 저도, 어머니 아버지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서로의 존재를 발견해서 부둥켜안고 울고 안타까워하며 극적인 시간을 보낸 적은 없으며,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 같네요.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물론 대단한 일입니다. 아마도 그것을 깨닫는 순간이 하나님과 멀어져 있다면 멀어져 있었던 만큼, 더욱 극적인 감사와 기쁨이 밀려오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을 만나고도 울지 않은 못해신앙자들은 모자란 사람들입니까? 아닐겁니다. 하나님을 만난 날의 눈물의 양과 상관없이, 진심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확신이 있다면, 우리는 모태신앙, 못해신앙이 아닌, 그냥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하나님을 자연스럽게 알게되고, 자라면서 그 분의 마음을 알게 되고, 더 자라면서 그 분을 만나게 된 사람들, 그래서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사람들...찬양을 할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요히 감사의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들...
부모를 잃은 슬픔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어서 참 복된 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