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대학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석사 따기, 먼저 준비했더라면 좋았을 것들
박사학위를 위해서는 석사학위가 필요한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지만, 미국의 경제학 박사과정들은 대부분 학사학위만을 요구합니다. 그 학사학위마저도 반드시 경제학일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미국으로 경제학 박사를 가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잘 준비된 수많은 석사생들과의 경쟁이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학부에서 경제학이 반쯤 걸쳐져 있는 국제통상을 전공했습니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면서 퇴근 후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경제'대학원은 일반대학원이 아닌 특수대학원으로 주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수업도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론 연세대학교와 서강대학교에 유사한 성격의 경제대학원이 존재합니다. 둘 다 신촌에 위치하고 있네요. 자주 듣는 질문인데 MBA(경영학 석사)와 다릅니다.
제가 다니는 서강대학교를 기준으로 일반경제, 인공지능경제, 부동산경제, ESG경제가 있으며, 일반경제는 5학기 과정, 나머지는 4학기 과정입니다. 일반경제는 3학기 즈음에 다시 금융경제, 국제경제, 공공의회노동경제로 나누어집니다.
직장인의 재교육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수업의 난이도는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교수님들의 기대치(?)도 그렇게 높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쉽게 학점을 퍼주시진 않으시죠.
24학점을 이수하고 학위논문(4학점 대체)을 써서 졸업할 수도 있고, 수업으로만 총 28학점을 이수하고 졸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종합시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정과목에서 일정 성적 이상을 받으면 시험이 면제됩니다. 저는 시험이 면제되어 종합시험이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논문을 쓰시고 졸업하는 경우가 많진 않지만 저는 박사학위 지원을 위해 논문을 꼭 쓰겠다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졸업을 1년 정도 남기고부터 지금까지 논문 작성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후술 할 수학과목 수강경력이 약해 이 부분을 통해 보완하려고 합니다.
미리 준비했더라면 좋았을 것들 : 수학 & 통계학
많은 미국 대학원들이 실해석학, 미적분학, 선형대수학 등 수학과목이나 통계학, 계량경제학 등을 학부나 대학원 과정에서 선행하고 올 것을 요구합니다. 추천한다고 서술하고 있는 대학도 있지만 지원을 위해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과목으로 지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부 시절부터 대학원을 염두에 두신 분들은 경제학 전공자임에도 수학과 수업을 듣는 등의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통계학의 경우 경제통계학, 계량경제학 등의 이름으로 경제학과에서도 많이 개설이 되긴 하지만 수학의 경우는 경제수학 정도 개설이 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아예 지원조차 못하는 대학들이 꽤 될 수도 있습니다.
특수대학원에 진학을 하더라도, 서강대 기준으로는 경제수학 과목만 개설이 되어 있습니다. 특수대학원생 신분으로 수학과 수업을 듣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가능하더라도 주간에 개설되어 있는 수업을 듣기는 사실상 어렵죠. 반차도 쓰는 데에 한계가 있고, 회사를 그만두자니 리스크가 너무 커져 버리니까요.
설사 지원자가 수학을 굉장히 잘한다고 하더라도 그 실력과 상관없이 대학교 등의 학위기관에서 수강한 성적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지원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아예 유학을 석사로 고려하시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압니다. 이 경우 석사 비용은 펀딩이 거의 어렵고, 박사 지원과정을 다시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 학부시절 성적표를 찾아보니 각종 경제학 각론들 이외에 경제통계학, 기초미적분학을 수강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경제수학, 계량경제학, 게임이론이 성적표에 들어가네요. 냉철하게 위 과목들로는 지원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고, 지원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잘 준비된 지원자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래도 변수가 많은 것이 박사 지원과정이고 남들이 수학과목을 듣는 동안 전 다른 걸 했으니 그걸 강조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