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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쉬의 인사이트 Jul 13. 2021

무의식 속에서 엄마와 아들 간의
꼬여버린 관계를 말하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

<케빈에 대하여>은 꼬여버린 엄마와 아들 간의 관계를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소개하는 영화로 이들 모자의 기억을 들여다보고, 기억을 넘어선 무의식과 그들의 관계를 연관 지어 소개한다. 에바는 자유로운 삶을 즐기는 여행가였지만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해 그녀의 삶은 완전히 바뀌면서 생명의 잉태로 그녀가 느끼는 감정은 경이로움이나 기쁨보다는 적대감 혹은 낯설음에 가까울 것이다.


출생 직후의 아이는 잡음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케빈의 울음에 에바는 케빈을 달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공사장의 소음으로 케빈의 울음을 덮어버린다. 유아기에는 신생아 적의 기억까지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에바에 대한 케빈의 적대감이 시작된 것은 이때로 보인다. 케빈의 적대감은 에바와의 소통 거부로 이어진다. 물건을 집어던지는 케빈을 보며 에바는 그를 달래고 어르지 않고, 네가 없었다면 더 행복했을 것이라 한탄한다.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에 따르면 2세 이전 부모의 지속적인 사랑이 부재할 경우 아이의 자아에는 신뢰감보다는 불신감이 자리 잡아 이후에 예측 불가한 행동을 많이 하게 될 수 있다. 발달단계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이때만이 아니다. 프로이트 발달 과정 중 배변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성격이 형성되는 시기를 제시하며 이를 항문기라 일컬었다. 이때 부모가 대소변 가리기를 훈련시키지 않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엄격하게 훈련시킬 경우, 그 과정에서 아이는 욕구 조절의 좌절을 느낀다. 이에 수치심이 형성되고, 잔인하거나 파괴적인 성격이 고착되기도 한다.


숫자 세기 게임에서는 1부터 50까지를 읊는 케빈에게 에바는 일반적인 부모와 다르게 반응을 보인다. 일반적인 부모는 아이가 영재가 아닐까 생각하며 칭찬이라는 보상을 주지만 에바의 경우 아이가 절대 풀 수 없는 어려운 덧셈 문제를 제시하는 등 아이와 싸우려는 포지션을 취한다. 케빈은 기저귀에 실례를 하게 되고 에바는 아이를 집어던지는 등 공격적인 행동이 나가게 된다. 이에 큰 부상을 입은 케빈은 이후 기저귀를 떼고 스스로 화장실에 가는 등 비정상적인 배변훈련 역시 케빈의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항문기 이후 발달과정으로 남근기를 제시한다. 이 시기에는 성에 대해 인식이 가능해지는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이때 발생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보통 프로이트의 성 심리 발달단계의 세 번째 단계인 유아 생식기 시기인 남근기에 나타난다. 대개 3세에서 5~6세 사이의 기간에, 아들은 아버지와 경쟁하고, 어머니를 독점하려 한다. 아버지로부터 거세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이로 발생하는 죄책감, 아버지처럼 강한 사람을 닮고 싶은 욕구, 어머니에 대한 애착 사이에서 선택의 시로에 선 복잡한 마음의 신경을 의미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케빈에게 상당히 큰 영향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콤플렉스에 대한 해소가 이루어지지 못해 지속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의 아이는 부부라는 관계에 대한 인식이 완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성교 장면을 볼 경우 매우 큰 정신적 충격을 경험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경험한 충격을 부모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증오로 몰아갈 위험이 있다. 에바가 사랑했던 과거의 추억이 담긴 방이나 동생인 실비아의 애완동물 혹은 신체 등을 훼손시키거나 에바를 제외한 가족들에게 끔찍한 일을 저지른 것 역시 이러한 증오와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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