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처럼, 에세이처럼

따뜻한 말

by 산여울 박유리



햇살이 참 부드럽게 내려앉은 오후였다.

괜히 기분이 좋아서,

보온병에 따뜻한 차를 담아 1층 정자정원으로 내려갔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초록이를 기다리며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조금 있다가, 초록이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가왔다.

서로 손을 잡고, 웃었다.

바람도 살짝 불었고,

그만큼 마음도 조금 가벼워졌다.


“예전보다 훨씬 밝아졌어. 참 보기 좋다.”


초록이가 그렇게 말했다.

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마음 깊이 스며들었다.

유리는 말없이 웃었다.

뭔가 오래된 기억이 살며시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초록아, 문득 떠오른 동화가 하나 있어.

전에 내가 쓴 이야기인데... 네 말 들으니까 자꾸 생각나네.

들어 볼래?”


초록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는 조용히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꼬미와 도나》


시골 어느 마을에

‘꼬미’라는 꼬꼬닭이 살고 있었습니다.

꼬미는 귀엽고 활달했지만,

늘 혼자 시간을 보내곤 했지요.


건너편 마을에는

‘도나’라는 돼지가 살고 있었습니다.

새끼돼지들을 돌보다가

어느새 혼자 울타리 안에 남게 된 도나도 외로웠습니다.


어느 날, 꼬미가 용기를 내어 도나에게 다가갔습니다.


“도나야, 나랑 함께 놀래? 꼬꼬닭~!”


그러자 도나는 귀찮은 듯 말했습니다.


“너는 우리랑은 다른 소리를 내잖아~ 꿀꿀꿀~”


그 말에 꼬미는 움츠러든 채 돌아섰습니다.


며칠 뒤, 다시 마음을 다잡은 꼬미는

이번엔 더 천천히, 조심스럽게 도나를 찾아갔습니다.


망설이던 꼬미가 도나 앞에 섰을 때,

도나는 조용히 옆자리를 내주었습니다.


“꼬미야, 어서 와. 네가 오길 기다렸어.”


그 말 한마디에

꼬미는 날개를 퍼덕이며 기뻐했습니다.

그날 이후, 둘은 비록 다르지만

진짜 ‘조용한 친구’가 되었답니다.






유리는 이야기를 다 마치고 초록이를 바라보았다.

초록이는 손뼉을 치며 웃었다.


“우리 이야기 같구나! 호호호… 참 좋다.”


웃음소리가 정자정원에 퍼졌다.

조용히, 따뜻하게 머물렀다.


유리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하나님,

저도 그런 친구가 되게 해 주세요.

먼저 다가가고,

조용히 기다려 줄 줄 알고,

따뜻한 말 한마디로

위로가 되는 사람...”


바람이 또 한 번 살짝 불었다.

그날 두 사람의 마음을 밝혀준

그 따뜻한 말은,

오래도록 그곳에 머물렀다.





마음을 다해 건넨 한마디,

그 따뜻한 말이 누군가의 하루를 밝혀줍니다.


서로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 주는 ‘꼬미와 도나’의 이야기처럼,

오늘도 유리는 조용히 미소를 지어봅니다.



글 · 연출: 유리 / 그림: AI



ChatGPT Image 2025년 7월 9일 오후 08_54_44.png 친구랑 마시는 따뜻한 차 한잔과 따뜻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