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선택은 얼마나 자유로운가?
지난 글에서 인간의 뇌가 예측오차를 줄이며 배운다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인공지능(AI)도 유사한 원리로 학습하는가. 그렇다. AI는 처음에 정답을 추측하고, 틀릴 때마다 오차를 계산해 자신을 거꾸로 추적하며 조정한다. 이 과정을 역전파(Backpropagation) 라고 하며, 핵심은 “어디서 잘못됐는지를 거꾸로 찾아가 다음에는 오차를 줄이도록 바꾸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즉, AI 역시 예측오차 최소화를 통해 성능을 높인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중요한 지점에서 다르다. AI가 대체로 외부에서 주어진 정답에 맞추어 오차를 줄이는 시스템이라면, 인간의 뇌는 무엇을 정답으로 삼을지 스스로 정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은 단순히 맞히는 존재가 아니라, 왜 틀렸는지 이유를 분석하고 맥락을 이해하는 존재이다.
예를 들어 AI가 ‘2+2=5’를 틀렸다면 시스템 내부에 “오답”이 기록될 뿐이다. 반면 인간은 “덧셈을 잘못했는가, 문제를 서둘러 읽어 조건을 놓쳤는가”를 구분한다. 즉 인간은 오차를 수정하는 동시에 틀린 이유의 구조를 해부한다. 이 과정이 바로 이해로 이어지는 출발점이다.
이 차이는 선택의 순간에서 더 분명하다. “친구들과 약속에 갈 것인가, 오늘은 쉴 것인가”와 같은 상황에서 뇌는 여러 결과의 가능성을 계산한다. 그럼에도 최종 결정은 단순 계산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무엇을 더 중요하게 볼지라는 기준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이때 자주 쓰는 표현이 가중치(weight) 이다. 가중치란 “계산에 넣는 항목들 가운데 무엇에 더 큰 중요도를 부여할지”를 뜻하며, 바로 그 중요도의 설정을 우리가 수행한다. 뇌의 계산은 객관적일 수 있으나, 계산에 들어가는 가중치는 우리의 가치와 우선순위에 따라 달라진다.
이 관점에서 자유의지는 여러 가능성 중 자신이 정한 기준으로 방향을 결정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뇌는 확률적으로 효율적인 길을 제시하지만, 어떤 길을 좋은 선택이라 판단할지는 각자의 가치가 정한다. 따라서 자유의지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라, 우선순위 설정을 통해 계산을 이끄는 주도성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마지막으로 대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AI는 주어진 정답을 맞추는 일에 최적화된 존재이고, 인간은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답을 찾아가는 일에 강한 존재이다. AI도 학습하고 예측하지만, 인간은 그 과정에서 왜와 어떻게를 묻고 맥락을 재구성함으로써 생각의 틀을 확장한다. 우리는 단순한 오차 최소 기계가 아니라, 실수와 수정의 과정을 통해 자기 기준을 세워 가는 존재이다.
친구가 시험에서 떨어져 속상해할 때, 인공지능이 “힘내”라고 말하는 것과 친구가 “힘내”라고 말하는 것은 같은가, 다른가. 같다면 왜 같은가, 다르다면 무엇이 다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