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안 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시험은 다가오는데 책상 앞에만 앉으면 한숨이 나오고, 공부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막상 문제집을 펴면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만 계속 보고 있다.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몸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공부 대신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나를 보며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좌절하는 일이 반복된다.
많은 학생들이 이런 상황을 자신이 게으르거나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부가 잘 안 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마음속 어딘가에서 나도 모르게 내 공부의욕을 방해하고 있는 생각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생각들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첫걸음이다.
공부를 시작할 때마다 내 마음을 흔드는 대표적인 다섯 가지 마음 패턴이 있다. 한번 천천히 읽어보면서 나에게 해당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회피: 공부가 하기 싫고 피하고 싶은 마음
완벽주의: 무조건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감
자기 비하: 나는 원래 안 된다는 생각
실패에 대한 두려움: 또 실수할까 봐 생기는 긴장과 불안
낮은 자존감: 무엇을 해도 소용없을 것 같은 무력감
이 다섯 가지 패턴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여러 가지가 겹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번갈아 나타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공부하지 못하는 것’보다, 이런 마음이 왜 드는지 먼저 이해하는 것이다.
공부가 안 될 때는 무작정 버티거나 그냥 포기하지 말고,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지금 나는 왜 공부가 하기 싫을까?"
"내 마음속엔 어떤 감정이 숨어 있을까?"
내 마음속의 감정을 무시한 채 억지로 공부하려고 하면, 집중도 안 되고 성과도 나지 않아 결국 ‘나는 원래 공부랑 안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만 더 깊어지게 된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해하고 나면, 비로소 진짜 공부가 시작된다.
지필고사를 하루 앞둔 저녁, 책상에 앉았지만 이상하게 집중이 안 된다. 잠깐만 쉬자고 스마트폰을 켰는데 어느덧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공부는 시작도 못 했는데 불안감만 더 커진다. 이런 경험이 있다면 ‘회피적 대처’를 하고 있는 것이다.
회피적 대처란 스트레스를 주는 과제나 상황을 직면하지 않고 피해서 일시적으로 편안함을 얻으려는 심리적 반응이다. 문제는 이렇게 회피할수록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자신감은 떨어져 결국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회피 심리를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주 작은 목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을 땐 ‘딱 10분만 해보자’ 혹은 ‘단어 딱 5개만 외워보자’라고 작게 시작하면 의외로 쉽게 공부에 몰입하게 된다. 또한, 공부할 때는 스마트폰과 같은 방해 요소를 시야에서 완전히 치워버리자. 작은 환경 변화가 생각보다 큰 집중력을 만들어 준다.
수행평가를 앞두고 글을 쓰려고 앉았는데 첫 문장부터 잘 써야 한다는 생각에 한 줄도 쓰지 못한 경험이 있는가? 완벽주의는 시작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조금만 부족해도 크게 좌절하게 만든다.
완벽주의는 자신에게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못 미치면 실패했다고 느끼는 심리이다. 이런 마음을 극복하려면 ‘완벽하게’ 대신 ‘충분히 괜찮게’를 목표로 삼는 연습이 필요하다. 작은 목표부터 정하고, 실수는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완벽보다는 꾸준함에 초점을 맞추면 공부가 훨씬 쉬워진다.
자기 비하는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습관이다. ‘난 원래 안돼’라고 자주 생각하면 아무리 공부해도 효과가 없고 결국 시작도 포기하게 된다. 자기 비하를 줄이는 방법은 스스로에게 친절한 말을 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잘한 것 하나씩 매일 기록하거나, 공부 외에 내가 잘하는 일을 찾아보자. 남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비교하며 성장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험만 다가오면 긴장되고 배가 아픈 학생들이 많다.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시험에서 실수하거나 틀리는 것을 큰 실패라고 생각하면 공부 자체가 두려워진다. 이때는 실수를 실패가 아니라 성장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결과보다는 내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기록해 보자. 천천히 호흡하며 불안을 낮추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낮은 자존감은 자신을 가치 없게 느끼는 마음 상태다. ‘나는 뭘 해도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도전 자체가 힘들어진다. 이럴 땐 작은 성공 경험을 많이 만들어 보자. 사소한 성취도 나를 인정하고 칭찬하며, 매일 나 자신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이 좋다. 남들과의 비교 대신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실패를 성장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점점 자존감은 높아진다.
공부를 방해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중요한 것은 이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제대로 마주하는 것이다. 공부가 안 될 때는 나를 탓하지 말고 잠시 멈춰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자.
“지금 내 마음이 힘들구나. 조금 쉬었다가 아주 작게 다시 시작해 보자.”
공부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다루는 일일 수 있다. 마음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면, 공부가 덜 지치고 더 편안해진다. 오늘부터 나의 마음부터 먼저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새로운 공부 습관을 만들어가 보자.
*이 글은 현재 공저 중인 중고등학교 공부방법에 대한 도서 <공부하다 ‘현타’가 온 당신에게(가제)>의 내용 중 일부를 재구성화한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