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도 문화 사업은 있다.
19년, 강원도의 한 부대에서 과장 직책으로 근무했습니다.
과에는 나 혼자, 부대에 같은 임무를 하는 사람은 저 말곤 없었습니다.
이름만 과장인 초라한 군 생활을 시작했답니다.
동생 또래인 용사들에게 더 정이 가기 마련일까요,
따뜻한 열정으로 제가 하고싶은 일을 했습니다.
입대 전에도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아 연극도 보러다니고
전시회도 다니던 저는 일상 속 이벤트를 만드는 걸 좋아했습니다.
경직된 생활 속에서 군인들이 받는 스트레스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같은 군인인 제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라디오라곤 들어본 적도 없는 제가 매주 한 번
점심시간에 서툰 라디오 DJ가 되어
감사한 마음을 수줍게 방송으로 전해보기도 하고,
책 좀 읽을 수 있게 독서퀴즈를 만들어서 대회를 열기도 하고,
또 하루는 카메라로 우리가 보내는 소중한 시간을 담아보자며
이곳저곳에 있던 카메라를 모아 사진찍기 대회도 했었습니다.
지금도 제 스마트폰에 남아있는 그 때의 흔적을 가끔씩 볼 때마다
'이렇게 시도해보기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제 마음이 어딘가에 닿았을까요.
첫 부대에서 1년 근무를 마치는 날, 저는 다른 부대로 발령나게 됩니다.
강원 영동지역 문화 사업을 담당하는
'문화홍보장교'라는 직책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문화를 좋아하긴 했지만 문화예술쪽에서 일해 볼 생각이 없었던,
저에게 많은 변화와 충격을 주게 된 1년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글은 당시 문화 업무를 하는 1년을 돌아보는 회고이자 추억입니다.
제 일기는 군대와는 조금 거리가 멀어 보이는
'문화'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군생활을 풀어냅니다.
딱딱하고 폐쇄적인 군대에도 공연은 열리고 행사는 진행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 수 있는 군대 속 문화예술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군대이기에 특수한 부분도 있겠지만 문화사업을 진행하며
느꼈던 고민을 공유하며 더 나은 문화의 방향성을 논의하고 싶습니다.
따분한 군대 이야기가 아닌 치열한 고민이 있었던
제 업무 이야기에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