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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테테 Feb 23. 2024

[서평] 기획회의 601호. 2024 로컬 담론

지금 로컬을 말하는 이유

<기획회의> 601호는 로컬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601호. 2024 로컬 담론


로컬이라는 말은 의미와 뉘앙스가 다양한 만큼 로컬 뒤에 어떤 단어가 나오는지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다르다. 로컬 푸드, 로컬 콘텐츠, 로컬 서비스, 로컬 음악 등 로컬은 하나의 문화 장르가 되었다. 이번 기획회의에서는 로컬 콘텐츠가 왜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한다. 로컬 문화가 주목받고 일부 성공사례들이 나오고 있으나 여전히 로컬은 마이너한 장르이고 경제위기, 인구문제, 라이프스타일과 같은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주류가 될 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지금 로컬을 말하는 이유', 조희정/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그렇다면 로컬은 왜 중요한가. 왜 우리는 로컬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가.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우리는 무엇이 좋고 무엇이 행복한가에 대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있기'때문이다. 순환적이고 수평적인 삶으로 발현되는 로컬 커뮤니티에서 우리는 지속가능성을 발견한다. 문화적 새로움과 라이프스타일을 찾는 과정에서 그저 소비하는 로컬이 아닌 사회구조의 변화 속에서 현실과 삶을 더 풍요롭고 다채롭게 만드는 다양한 컨텐츠가 만들어지는 공간으로서 로컬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로컬을 말하는 이유'를 기고한 조희정 연구원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 로컬이 주목받는 건 로컬 자체가 중요해서가 아니다. 지금 나의 삶이 중요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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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글은 <커뮤니티 자본론>의 저자이자 커뮤니티엑스 대표인 전정환님의 '로컬 콘텐츠를 키우는 법'이다. 제주와 양양. 로컬 콘텐츠의 대중화를 이끈 대표적인 지역 이야기로 풀어가는 이 글에서는 제주와 양양이 왜 성공할 수 있었는지 살피며 '커뮤니티'를 그 배경으로 지목한다. 지금 우리가 제주를 떠올릴 때 감귤밭과 야자수를 생각하는데 원래부터 제주를 상징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1960년대 전략적으로 감귤산업을 키워서이고, 1972년 송봉규가 한림에 야자수 씨앗을 들여와 심어 키워서 제주 곳곳에 보급했기 때문'이라는 점은 로컬 문화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여기서 사람이란 단지 로컬에 오래도록 살아온 토착민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로컬을 재해석하고 창의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개척자들을 포함한다. 인구이동과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서 로컬은 어떻게 재해석되고 개발되어야 할까. 질문에 대한 답이 하나가 아니겠지만 이 글에서 말하는 '커뮤니티'에 그 힌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도시와 시골, 수도권과 지방. 로컬은 시골도 아니고 지방도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도 로컬이다. 이번 기획회의는 로컬이 어느 특정 문화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수직적이고 쉴 새 없이 변화하는 주류 대중 문화의 경계에서 조금은 느리게, 수평적으로 순환하는 콘텐츠이자 커뮤니티라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중요한 것은 각 지역이 그저 유행 따라가기식의 레퍼런스 복제하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에 누가 살아가고 있는지 '사람'에 관심을 가지고 '사람'에서부터 로컬 문화가 시작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점이다.


로컬은 '어디'가 아닌 '누가'에 대한 콘텐츠다. 이게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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