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혈관도 못 잡는 모기 어디에 쓸까
밤새 귓가에서 웅웅거리며 불 켜고 벽 찾게 만들더니 기어코 물긴 물었다. 혈관도 없는 엉뚱한 발이 발갛다
무용하게 가려운 살을 긁으며 탄식을 한다. 차라리 물자면 피 나는 곳을 물지 어쩌자고 너도 쓸모없고 나도 가렵기만 한 곳이야. 내몸에 뭔가를 넣으려 한 것이냐
잡지 않고 두기로 하자. 모기약을 켰으니 날 물어버릴 힘은 없을 것이다. 아니 배가 고파서 날아오를 힘도 없을 것이다
혈관도 못잡는 모기에게 내 삶의 뒤를 읽는다. 나의 나머지 삶은 남의 피를 빨지 않기로 하자. 나의 나머지 삶은 혈관 없는 곳을 물지 않기로 하자
배가 고프거나 몸이 아파 독한 약을 먹거나 어쩔 수 없이 날지 못하여 그렇다 해도 남을 힘들게 만들지는 말자. 혼자 가야 할 때는 혼자 가는 것이지
혈관도 못잡는 모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