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를 들인다는 건

세계 만들기

by 수요일

가구를 들인다는 것

가구를 새로 들여놓는다는 건
그 숲의 오랜 이야기를 들여놓는 것이다
나무와 새, 곤충과 바람이
태양과 구름과 발밑을 흐르는 물과
나누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가구를 버린다는 건
그 모든 이야기에 나의 이야기를 덧붙여
세상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그 이야기가 햇살을 타고 바람을 타고
물살을 타고 돌고 돌아 또 새로운
어느 숲에서 지나간 넋두리로
태어나는 것이다

다른 이의 가구를 물려받는다는 일은
이 모든 것들을 곁에 두겠다는 일이다
나무의 숨과 태양의 열기와
발밑에서 속살거리는 물과
구름 바람 바람 바람

참 위대하구나
가구를 물려받는다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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