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냄새

by 수요일

오늘의 냄새

가끔은 담배를 밀어내고 킁킁거린다
이건 먼지냄새
미세먼지냄새
먼 중국 어느 공장 굴뚝에서 일어나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온 중금속

이건 옛날 냄새
콧속을 파고든 시간의 냄새
낙엽 타는 냄새
긴 터널 냄새
구름 내려온 축축한 냄새
귀뚜라미 냄새
달 내

이건 사람 냄새
이 사람은 동창이었어
이 사람은 동창인데 지금은 없어
이 사람은 이미 죽어
재조차도 사라졌을 무존재

이건 꿈 냄새
꿈 냄새를 터본 사람이여
고백하건데 꿈은 멀고 먼
고난의 한복판을 지나는
물 없는 낙타

나는 여기 서서 낮은 곳을 걷다가
지난 어느 날의 냄새를 맡는다
가을 오르는 언덕길 풀 냄새
정강이를 건드리는 풀꽃 냄새는
지금도 그 뻔한 옛말을 건넨다
이봐, 가을이라고. 가을이야

꾼다
냄새를 맡지 않고
냄새를 꾼다
가을을 꾸기로 한다
깊어 깨어나지도 못할
냄새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