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 미래를 알아

누가 그걸 상식이라고 정해

by 수요일

우린 아무것도 모른다

난 벌레보다 내가 얼마나 더 나은지 모르겠다
벌레도 앞으로 수백 년 동안 달라지지 않으면
스스로가 밀려 죽을 것을 알고 바뀔 것이고
인간은 벌레보다 조금이라도 낫기 위해 바뀔 테니
내가 앞으로 벌레보다 나을지 벌레만큼 나을지
그 누가 알겠어. 당신이 어찌 알겠어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은
앞으로 이십 년 이내에 바뀔 것이다.
케이티엑스가 아니라 엘티엑스가 나와
부산까지 가는 데 눈 한 번 깜빡 하면 끝일지도
죽어 묻히지 않고 공기 중에 산화할지
오감 중 남아있는 건 오감도 아닌 쾌감 뿐일지

우린 아무것도 모르는 시대에 산다
내가 가진 내가 애정하는 내가 이끌리는
아날로그들은 시대적 꼰대의 고집이며
결국 아무 의미도 없어질 것이다
우린 아무것도 아닌 시대에 가서야
아무것일지도 모른다
어느 백만장자의 콜렉션이 되어
꼰대의 미이라로 박제될지도

우린 아무것도 모른다
지금부터 벌어질 일들은 우리가
지난 몇십 년 겪은 것들보다
최소 백년은 더 빠른 것처럼 다가설 테니
당신은 준비가 됐나?

난, 준비가 안 됐다

작가의 이전글보헤미안과 랩소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