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놀
붉은 아지랑이
너는 왜 서쪽으로 가냔 말이야.
눈물이 흘러도 감춰지게 말이야
한 번도 돌아보지 않던 네 모습도
길이 사라지고 한참 따라간 내 눈동자도
괜히 안쓰러워 서있는 동안,
늑늑한 해가 지고 하늘에 놀이 탔어.
뼈마디 나뭇잎들이 단풍옷을 입고
철도 없이 나대다가 칼바람에
내 눈에 들어온 거야.
맘도 모르고 눈물이 흐르더란 말이야.
이별할 때 나는 눈물은
눈을 찌르고 싶게 멈추질 않는단 말야.
부끄러워 전봇대에 머리를 들이받아
주먹 만큼 붉은 혹이 부풀어오면
가라앉을 쯤 봄을 지나 여름이 돌아올 거야.
겨울 지나 봄 놀 곁에 비껴서서 울어도 되겠단 말이야.
붉은 놀에 피는 아지랑이처럼
말도 못할 눈물이 흐르겠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