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치에게 너무나 친절한
양말
빨래 널고 돌아서는데 누가 나를 본다.
돌아보니 벗겨진 채인 양말 한짝이
머쓱하게 웃고 있다.
다음 빨래 때까지 저 양말은 외로울까.
양말이 외로울까라니, 재밌구나.
라고 해도 나는 도저히 저 양말이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알 수가 없다.
왼쪽을 가리키며 오른쪽이라 하고
오른쪽으로 가며 왼쪽이라고 하는 쪽치.
그러니 왼쪽 발을 위로해주어야 할지
오른쪽 발을 위로할지도 알 수가 없다.
나는 양말을 산 적이 그다지 없다.
누가 사주었어도 양말은 참 잘도 맞는다.
내 발은 표준사이즈, 아니 오른 발이 조금
크긴 하지만 양말은 다 받아준다.
심지어 신을 때 이것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힘들게 고민하지 않고
아무 발부터 끼워도 다 맞아준다.
쪽치에게 참 고마운 양말이다.
나는 쪽치인 사람들이 양말처럼
아무렇게나 다가와도 괜찮은 사람인가.
나는 한쪽만 남은 양말처럼
그들과 떨어져도 외롭지 않다 할까.